세족식·삼계탕 보신… 어르신들 모처럼 얼굴폈다
지팡이를 짚고, 휠체어를 타고, 빈 유모차를 밀고, 또는 평소 파지 모으는 데 사용하던 손수레에 몸을 의지한 노인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태반이 몸이 불편하거나 생활이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뭘 나 같은 노인을 이렇게 대접하고 그래” 하며 웃는 표정만큼은 청명한 하늘보다도 더 맑다.
28일 오전 10시 서울 노원예술문화회관 야외공연장에서 서울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 주최로 열린 ‘365 플러스 부모님 사랑마당’ 현장 이야기다. 인근에 위치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중계 본동 ‘104마을’ 영세 및 독거노인 300여명을 대상으로 식사 대접과 세족식, 사랑의 용돈 전달식 등이 진행됐다.
가장 화기애애했던 시간은 세족식이었다. 서울대와 한서대 학생들, 전국은행연합회 자원봉사 모임 ‘봉실아리’와 아시아나IDT 임직원, 연탄은행 관계자 등 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 노인들의 발을 정성껏 씻긴 후 새 양말을 신겨드렸다. 함승희(84) 할머니는 “30년을 혼자 살았는데, 이런 고마운 일은 처음”이라며 “그동안 힘들었던 게 다 씻겨 내려간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날 행사에 김용균(전 서울행정법원장) 연탄은행 홍보대사, 이 지역의 권영진 국회의원과 김성환 노원구청장, 이재포 CBSi 사장, 이행숙 던킨도너츠 강동홈플러스점 사장 등도 참여했다.
이어서 점심 식사로 자원봉사자들이 오전 7시부터 나와 끓인 삼계탕이 나왔다. 1인당 1개씩 전달된 ‘사랑의 용돈’ 봉투에는 불과 5000원이 들었지만 다들 만족한 표정이었다. 김재남(74) 할아버지는 “용돈 받아본 게 얼마만인지 날아갈 것 같다”며 “이 돈으로 저녁에 두부 한모라도 사서 끓여먹고 힘내겠다”고 했다.
허기복 목사는 “자신은 배불리 먹으면서 가난한 이웃과 어른, 부모님들을 외면하는 것은 큰 죄”라며 “우리부터 어른들을 공경하고 사랑하며 살자는 뜻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허 목사는 올해 ‘사랑의 연탄 350만장 운동’을 전개하고 키르기스스탄에 사랑의 연탄은행 설립과 함께 목포, 광주, 울산 등지에도 연탄은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