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유전’ 39세 신대원생 영어성경 앱 만들다… ‘엠코이’ 개발한 이재수씨
스마트폰 영어성경 애플리케이션 ‘엠코이(mKoiBible)’를 개발한 이재수(39)씨는 공학도 출신이 아니다. 10대와 20대 초반은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 가지 않고 공무원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으나 건강이 좋지 않아 임용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국내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20대 중반 사막 한복판으로 들어갔다. 그로부터 15년 후 신학도가 됐으며 탁월한 앱을 개발했다.
이씨는 대학 진학보다 세계 일주가 더 좋았다. 일본, 홍콩을 거쳐 태국의 골든트라이앵글에 닿을 무렵 말라리아에 걸려 싱가포르의 한 병원으로 후송돼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한국으로 돌아와 몇 달 동안 요양해 건강을 회복했으나 시련은 그치지 않았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다가 4층 높이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다.
그는 고향인 전주로 돌아가 9급 행정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4개월여 동안 하루 4시간씩 자는 고투 끝에 수석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역경은 또 기다리고 있었다. 신체검사에서 그만 B형 간염 판정을 받아서 합격증은 휴지조각이 됐다.
24세의 나이에 피자가게를 시작했지만 곧 빈털터리가 됐다.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은 사막이었다. 동아건설 리비아 대수로 공사장. 한여름이면 섭씨 6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 속에서 그는 2000여 근로자의 의식주를 담당하는 총무 역할을 맡았다. 그곳에서 가난한 나라 근로자들의 슬픈 운명을 보며 깨달음 하나를 얻었다.
“내 나이 스물다섯, 앞으로 무엇을, 왜, 누구를 위해 살아야 하나?” 그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씨는 우선 유망한 직종을 10여개로 압축했다. 영어 회화는 기본이고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1순위였다. 2년 6개월 동안 주경야독을 했다. 1998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1년여 동안 전산학원에 다니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다. 잠시 직장생활을 했지만 허무감만 더했다.
새천년을 맞아 이씨의 인생도 전환점을 맞았다. 어머니 임야실(64) 집사의 소원대로 연세중앙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2002년엔 열린사이버대학 정보통신공학과에 입학했다. 이듬해 연세중앙교회 청년회 활동 중 청년들의 사역을 돕기 위해 심방용 성경말씀 문자전송 시스템(SMSBIBLE)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SK네트워크에서 ‘유핏바이블(ufitbible)’로 운영되고 있다.
2010년은 그에게 특별한 해였다. 꿈에 그리던 대전침례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거기다 여름방학 때 마침내 엠코이 개발에도 성공했다. 가까운 몇몇 친구에게 설치해 준 것이 입소문을 타고 삼성전자 담당자 귀에까지 들어갔다. 엠코이는 듣는 기능은 기본이고 문자와 이메일 전송도 된다. 묵상한 것을 저장하면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고 트위터에 올릴 수 있다. 영어성경을 듣다가 모르는 단어를 ‘클릭’하면 발음을 듣고 뜻을 볼 수 있다. 현재 모든 기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씨의 꿈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지금은 한국어, 영어 성경만 가능하지만 앞으로 각 나라의 성경을 읽고 들을 수 있는 앱을 계속 만들어 해외 선교사와 현지인들에게 보급할 계획입니다.”
글·사진=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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