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벗어났다지만 표현의 자유 여전히 억압… 내 작품 금지된 中에 돌아갈 이유 없어”

Է:2011-05-2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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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벗어났다지만 표현의 자유 여전히 억압… 내 작품 금지된 中에 돌아갈 이유 없어”

2000년 노벨문학상 중국 출신 반체제 작가 가오싱젠 첫 방한

“만약 베이징에 돌아간다 해도 내가 알지 못하는 전혀 다른 베이징일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변화가 있었고 마오쩌둥 시대의 빈곤에서 벗어나서 비약을 하고 있다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언론의 자유, 작가가 자유롭게 표현하고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자유가 제한돼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출신의 반체제 작가이자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오싱젠(高行健·71)이 대산문화재단 초청으로 처음 방한해 24일 국내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그는 이날 서울 세종로 교보문고 배움아카데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중국을 떠난 이유는 내 작품이 금서가 됐기 때문”이라며 “1987년 프랑스로 망명한 이후 돌아가지 않고 있으며 내 작품이 금지된 곳에 돌아갈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첫 방한인데, 서울에 대한 인상은.

“2005년 대산문화재단 초청을 받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오지 못했다. 서울은 현대화된 도시이자 대형도시다. 또한 개방적인 도시다. 아침나절에 서점에 들렀는데 열린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문화가 소개되고 유통되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기조 발제문 ‘이데올로기와 문학’에 ‘포스트모던이라는 이 시대성의 표지는 마땅히 종결되어야 한다’라고 썼는데 어떤 의미인가.

“정신적 빈곤시대에 문학이 어떤 의의를 찾을 수 있을지 계속 탐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열흘 전에 덴마크에서 회견을 했는데 그곳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아주 다른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운명에 봉착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과도한 시장화가 이루어져 정신적 빈곤에 봉착되어 있었다. 그 배후엔 세계경제 위기 이후 사상의 부재가 숨어 있다. 우리는 새로운 사상적 소스(원천)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현대화란 유럽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 유럽은 사상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게 세계화 위기가 가져온 맥락인 것이다.”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고 느낀 건 언제인가.

“열 살 생일날이었다. 아저씨가 노트를 선물했다. 그걸 글로 꽉 채웠다. 로빈슨 표류기를 읽고 있었는데 환상적인 그림을 그려 삽화까지 넣었다. 그게 창작의 시작이었다. 대학 졸업 후에도 글을 썼는데 1960년대 문화혁명 때 일대 수색이 벌어지자 두려운 나머지 그때까지 쓴 모든 글을 스스로 불태워버렸다.”(그는 문화혁명 당시 시골로 하방(下放)되어 10년간 사상 재교육 처분을 받았으며 아내로부터 이혼당하는 등 많은 시련을 겪었다.)

-모국어를 떠나 프랑스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두 언어 사이에서 갈등은 없었나.

“난 문학예술을 직업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 뭘 하고 싶으면 하고, 안하고 싶으면 안하는 게 아니었기에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수 있었다. 중국어가 모국어지만 프랑스 체류가 오래되다 보니 이젠 소설도 시도 희곡도 프랑스어로 쓰고 있다. 두 언어 사이에 충돌이나 갈등은 느끼지 않는다.”

-얼마 전 중국의 인권운동가 아이웨이웨이가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다. 그 사건이 의미하는 것은.

“아이웨이웨이가 마지막이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이런 사람들이 더 나올 수밖에 없다. 중국에는 문혁이나 천안문 사태에 국한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요소가 더 많이 있다.”

정철훈 선임기자 c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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