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訪中] 中 개방 심장부 들러 “문 열테니 도와달라” 메시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22일 중국 동남부 방문은 ‘제2의 북한판 남순강화(南巡講話)’로 평가될 수 있다.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고(故) 김일성 주석과 중국과의 인연을 강조함으로써 혈맹관계를 통한 중국의 협력과 함께 후계구도의 안정화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제2의 북한판 남순강화’ 메시지?=김 위원장이 중국 개혁·개방의 심장부인 동남쪽으로 내려간 것은 대내외에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개발 메시지를 남기려는 의도다.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서 상하이 등 첨단 도시를 1~2곳 더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2001년 1월 상하이를 방문해 “천지개벽을 했다”며 감탄했다. 2006년에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부터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선전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북한판 남순강화’로 평가됐다.
남순강화는 덩샤오핑이 1992년 1월 중국 남부지역을 돌아본 뒤 발표한 담화다. 그는 “자본주의에도 계획이 있고, 사회주의에도 시장이 있다”며 1989년 천안문 사건과 1991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로 불붙은 중국 내 이념 논쟁을 잠재웠다. 그 뒤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에 속도가 붙었다.
김 위원장이 동북3성에 첫 발을 내디딘 뒤 곧바로 동남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메시지도 담고 있다. 북·중 경협에 대한 강한 의욕과 함께 개혁·개방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서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일성 향수 되살려 일거양득=이번 김 위원장 방중의 또 하나 특징은 김일성 관련 유적지를 방문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중국과 특수관계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방중 첫날 무단장(牧丹江)에서 김일성 주석의 항일 혁명 유적지를 둘러봤다. 방중 3일째인 22일 방문한 양저우도 선친인 김 주석과 무관치 않다. 김 주석은 1991년 10월 중국을 방문,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이곳에서 장 주석과 회동했다. 특히 김 주석은 당시 양저우에서 유명한 호수인 서우시후(瘦西湖:항저우의 시후보다 작고 홀쭉하다 해서 붙인 이름)를 장 전 주석과 함께 방문해 유람선을 타고 수상관광을 하기도 했다. 당시 관련 사진들이 지금도 현장에 전시돼 있다. 인근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주석이 어린시절을 보낸 타이저우(泰州)도 있다.
베이징의 한 북한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행적을 되찾고 있는 것은 두 가지 의도를 갖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에게는 김정은의 후계정통성을 보여주고, 중국 최고지도부에는 전통적인 북·중관계를 되새김으로써 정치·경제적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