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문학포럼 참가 거장들의 고백… “내 삶·글쓰기는 이렇습니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출신의 가오싱젠, 전 영국 계관시인이자 부커상 심사위원장 앤드루 모션, 아프리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벤 오크리, 유럽의 지성 앙투완 콩파뇽, 독일 통일 이후 동독 3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잉고 슐체, 중국 뿌리찾기문학을 대표하는 한사오궁,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의 대표적 이론가 류짜이푸….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대산문화재단 주최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하는 세계문학 거장들의 면면이다. 오는 24∼26일 서울 세종로 교보컨벤션홀과 세미나룸에서 열리는 대회의 대주제는 ‘세계화 속의 삶과 글쓰기’이다.
김우창 조직위원장은 “세계는 어느 때나 다름없이 또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갈등이나 싸움으로 가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희망적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것들은 보다 화목하고 행복한 공동체로 가는 길목을 표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러한 주제에 대한 작가 여러분의 지혜를 들어보고자 한다”라고 포럼의 의의를 설명했다. 주요 작가들이 미리 공개한 발제문을 통해 이들의 언어적 질감을 음미할 수 있다.
르 클레지오는 ‘이문화 간 상호관계성과 예술의 기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는 전쟁의 폐해와 문화적 제국주의의 해독제로서 예술과 문학을 늘 신뢰해왔다. 세계화는 선과 악처럼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도 지니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문학, 그중에서도 특히 훌륭한 혼합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소설은 진정한 이종 간 결합의 장이다. 정체성의 상실과 획일적인 문화 심령체의 모든 활동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예술이다.”
‘이데올로기의 문학’이란 제목의 글을 발제한 가오싱젠은 “이데올로기가 문학에 개입하는 일은 20세기에 있어 지극히 보편적인 현상이었고 오늘날의 문학도 이데올로기의 잔재와 이윤의 법칙에 의해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본래의 문학은 이데올로기와 정치를 초월하고 작가는 인류 생존 조건과 인간성의 증거로서 문학에 기여해야한다”고 설파했다.
앙투완 콩파뇽은 ‘소설이 존재하는 한...’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하이퍼 텍스트’를 통해 독서는 더 시각 이미지화될 것이며 반면 덜 상상적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예견했다. “소설의 계층, 즉 매체적 ‘오염성’이야말로 소설 고유의 특징이다. 라블레, 도스토예프스키, 프루스트, 그로스만은 그들에게 가능했던 방식을 통해 이를 보여주었다. 오늘날 같으면 이들은 인터넷을 쓰고 있을 것이다.”
류짜이푸는 ‘다원화 사회에서의 집체와 자아 권한의 경계’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아와 타자의 관계에서 중국 역사는 전복을 거듭해왔다. 청말 주류였던 옌푸의 사상은 자아를 타자, 즉 국가의 도구로 간주하는 것이었다”고 전제한 뒤 “이후 중국은 개인을 부각시키고 개성을 선양하는 5·4 신문화운동과 개인의 자아가 개인보다 더 큰 집체의식, 계급의식에 의해 대체되는 시기를 거쳐 80년대 들어서 다시금 개인자유의 기본적인 원리를 강조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흐름은 샤르트르의 ‘타자는 자아의 지옥’이라는 명제와 레비나스의 ‘사회적 인도주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른바 ‘타인은 자아의 지옥’이라는 명제는 얄팍한 자유주의자들에게 무제한적인 자아의 확장과 발전으로 이해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제한이 있을 때 비로소 자유가 있다”라며 이렇게 설파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바로 균형점이다. 다원화 사회에서 우리는 자아-개체생명의 가치와 존엄뿐 아니라 그 유한성도 확인해야하며 자아와 타자의 관계가 유동적인 것임을 인지해야한다.”
한국 측에서는 김우창 위원장을 비롯, 유종호 정현종 박범신 복거일 이문열 김성곤 이인성 최윤 최재천 구효서 정과리 등 21명이 발제자로 참여한다. 김치수 도정일 최원식 홍정선 은희경 한강 등 11명은 섹션별 좌장 및 질의자로 참여한다.
정철훈 선임기자 c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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