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가족의 회복
누가복음 15장 11~24절
가끔 TV를 통해 보는 가슴 아픈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모습입니다. 반세기 동안의 그리움과 아픔을 안고 만난 피붙이들을 대하며 그들은 그저 서로를 부둥켜안고 “꺼이, 꺼이” 웁니다. 때로는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피를 토하는 통곡을 쏟아 냅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저 “어머니!” 혹은 “아버지!” 혹은 “오빠!”하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는 서로 껴안고 울 뿐입니다. 보는 사람도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오늘의 본문도 서로 헤어졌던 아들과 아버지의 상봉 장면이 나옵니다. 반세기 만의 만남은 아니지만 아버지에게 잘못을 하고 집을 나갔던 아들을 맞이하는 아버지는 아들의 귀환 앞에 그저 목을 안고 입을 맞출 뿐입니다. 다른 어떤 말도 필요 없습니다. 집을 나갔던 아들에 대한 어떤 책망도 귀환에 따른 반가움의 언어도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눅 15:20) 아직도 먼 거리에서 걸어오고 있는 아들을 향해 아버지는 측은히 여기는 마음으로 달려가서 목을 안고 입을 맞추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러한 아버지의 깊은 포옹과 입맞춤은 아들의 잃어버린 시간과 아픔과 회한을 씻어내고 다시 아버지와 아들을 ‘원 위치’ 시킵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은 ‘우리’가 아닌 ‘나’의 삶으로 개인화되어 있습니다. 가정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 집에서 살지만 함께 먹지도, 함께 자지도, 함께 공동의 생활을 하기가 힘이 듭니다. 한 집안에 살지만 각자 개인의 스케줄과 필요에 따라 혼자 먹고, 혼자 자고, 혼자 자기 생활하기 바쁠 뿐입니다. 서로 얼굴을 보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5월이 되면 행사처럼 아이들과 나들이를 하고, 부모님을 뵙고 그나마도 힘들면 전화 한 통으로 끝입니다. 마치 본문의 집을 나간 아들과 아버지처럼 멀리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오늘날 가족의 해체로 인한 많은 어려움들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 현실을 어떻게 할 것입니까?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각자의 바쁜 스케줄을 접고 아들을 기다리던 아버지처럼 내 가족들을 생각해봅시다. 가까이 한집에서 살지만 어느새 집 나간 아들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아내와 남편, 그리고 아들과 딸, 연로하신 아버지와 어머니…. 그들을 향해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가집시다. 살아내기 위하여 너무 힘든 그들을, 나의 가족들을 서로 불쌍히 여겨 봅시다. 그리고 그들에게 먼저 달려갑시다. 나와 가족 간에 놓여 있는 여러 장애물들을 걷어내고 멀리 보이는 아내와 남편에게로, 아들과 딸에게로, 어머니 아버지에게로 달려갑시다. 그리고 그들을 품에 안아 봅시다. 아주 깊게 내 속에 있는 뼈와 그들의 뼈가 서로 닿을 때까지.
깊은 안아줌으로 그들의 아픔을 씻어주고, 분주함에 쉼을 주고, 피곤한 얼굴에 웃음을 줍시다. 깊은 입맞춤으로 그동안의 미안함을 씻으며, 서로의 외로운 등을 쓰다듬어 하늘을 보게 합시다. 5월의 푸름이 우리의 가정에 꽃으로 피어나고, 5월 신록의 노래가 우리 가정에 합창이 되도록 합시다. 내가 먼저 가깝지만 먼 곳에 있는 나의 ‘가족’에게로 달려갑시다.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춘” 누가복음 15장의 아버지가 돼 봅시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품고 그분처럼 나의 가족을 한 사람, 한 사람 깊이 안고 입 맞추며 함께 5월을 삽시다. 나의 가족을 깊이 안고, 깊이 입 맞추며 이 푸른 5월을 함께 삽시다.
김원배 목사(목포예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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