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이어지는 MBC ‘휴먼다큐 사랑’… 역경 속 짙게 핀 母情, 5월 시청자 울린다
교도소 수감 중에 낳은 아기를 입양 보내지 않고 좁은 감방 안에서 기른 엄마가 있다. 당시 나이 겨우 스물한 살.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이는 감방 밖으로 나가고 싶어 칭얼댄다. 철문 앞을 서성이고 손바닥 만한 배식구로 작은 얼굴을 내민다. 엄마는 한숨을 내쉰다. “(딸에게) 모든 순간이 미안해요. 여기 있는 것 자체가….” 지난해 12월 엄마는 딸을 안고 출소했다. 하지만 주머니에 든 것은 남은 영치금 16만원이 전부.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고 아이의 아빠는 모녀를 모른 척한다….
MBC ‘휴먼다큐 사랑’이 지난 6일 내보낸 정소향(22)씨와 딸 가은이의 사연이다. 다큐멘터리 제목은 ‘엄마의 고백’. 친부모와 양부모에게 모두 버림받은 미혼모 정씨는 비행 청소년으로 10대를 보냈고,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가 철창신세까지 지게 됐다. 그는 딸을 입양 보내면 자신처럼 비뚤어진 인생을 살게 될까 걱정돼 혼자 힘으로 가은이를 돌본다.
방송이 나가자 프로그램 게시판은 정씨 모녀를 응원하는 글로 도배됐다. 한 네티즌은 “남편이 작은 장난감 회사를 운영하는데 선물을 보내주고 싶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소아과에서 비싼 병원비에 한숨을 쉬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후원 계좌에 예방 접종비 34만원을 보냈다”고 썼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는 모녀를 격려하는 카페가 만들어졌고, 방송사에는 기타 후원 방법을 문의하는 연락이 잇따랐다. 이모현 PD는 “출연 의사를 타진했을 때 가은이 엄마가 기꺼이 방송에 나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교도소에서 처음 만났을 때 가은이 엄마가 말하더라고요. ‘제대로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자신이 없다. 방송에 얼굴이 나가면 출소해도 나쁜 생각은 안 하지 않겠느냐.’ 결과적으로 가은이 엄마 생각처럼 된 거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줘서 지금은 많이 기뻐하며 든든해하고 있어요.”
‘휴먼다큐 사랑’은 2006년부터 가정의 달인 5월 방송돼온 프로그램이다. 우리 시대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며 매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는 ‘엄마의 고백’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4편의 다큐멘터리가 매주 금요일 밤 시청자를 찾는다. 테마는 모정(母情)이다.
우선 13일 밤 11시15분에는 불치병을 앓는 서연(4)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 ‘엄마, 미안’이 방송된다. 서연이는 몸 곳곳에서 출혈이 계속되는 원인도, 병명도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고 있다. 서연이 엄마는 일곱 살 쌍둥이 남매를 강릉 친정에 맡기고 서연이와 함께 강릉과 서울을 오가며 병원생활을 한다.
20일과 27일에는 각각 ‘어서와 복실아’ ‘진실이 엄마’ 편이 전파를 탄다. ‘어서와 복실아’는 임신한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삶을 다룬다. 기형아 확률이 높지만 환자는 뱃속의 아이 ‘복실이’에게 세상을 보여주기로 결심한다. ‘진실이 엄마’에서는 고(故) 최진실·진영 남매의 어머니 정옥숙(65)씨의 근황이 소개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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