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서베드로 (7) 사업·전도 사이 고민 중 딸과 중국행

Է:2011-05-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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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서베드로 (7) 사업·전도 사이 고민 중 딸과 중국행

2001년 새해가 되면서 진로 문제로 경기도의 한 기도원을 찾았다. 사업을 하면서 전도와 사역을 하는 것과 아예 전도에 올인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았다. 수년간 중국을 오가며 사업과 선교를 해왔지만 이 일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인지 응답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일 금식을 작정하고 기도를 시작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운 날씨였다. 기도 7일째 되는 날, “딸 선화를 중국에 보내라”는 기도 응답을 받았다. 내 문제 때문에 갔는데 어떻게 13살, 중학교 1학년인 딸을 중국으로 보내라고 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나님은 사흘 동안 연속적으로 같은 마음을 주셨다.

“하나님, 제가 중국 갈 때 딸이 자신도 가겠다고 하면 여기에 순종하겠습니다. 제게 응답 주셨다면 딸에게도 똑같은 마음을 주세요.”

딸은 엄마와 단 하루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 아내도 딸과 떨어지려 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내 진로응답 대신 딸의 진로만 확인한 나는 아주 허탈했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 다녀온 딸이 “앞으로 중국이 인구 때문에 세계에서 최고로 발전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고 했다. 나는 기회가 이때인가 싶었다.

“아빠가 곧 중국에 가는데 선화도 같이 갈까?”

딸은 처음엔 안 간다고 했다가 마음을 바꿔 가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구경만 시키겠다며 출국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마중 나온 현지 교회 집사님이 마침 중고등부 수련회가 열리는데 선화에게 참석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쉽게 가겠다고 대답해 내가 놀랄 정도였다. 딸을 수련회에 보낸 나는 안심하고 여러 가지 일을 보고 예배도 드리며 바쁜 선교 일정을 보냈다.

1주일 만에 수련회를 마친 딸을 만났다. 활짝 웃으며 “아빠, 나 중국에 있으면 안돼?”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말문이 막혔다. 동행한 집사님은 선화가 자기소개 시간에 “앞으로 중국말을 배워 아빠의 전도 사역을 돕겠다”고 야무지게 말했다고 전했다. 내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나는 딸이 중국에 같이 가는 것만으로 주님이 들려주신 음성이 확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딸이 먼저 중국에 남아 공부까지 하겠다니…. 하나님의 능력을 다시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아빠, 내가 여기서 중국말 잘 배울게요. 엄마에게는 아빠가 잘 말해주세요.”

일단 한국에 갔다가 다시 오자고 해도 막무가내여서 혼자 비행기를 탔다. 아내는 “당신이 정말 아버지 맞느냐. 어떻게 13살짜리를 떨어뜨리고 올 수 있느냐”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할 말이 없었고 큰 싸움이 날 것 같아 자리를 피했다.

며칠 후 화가 단단히 난 아내는 내게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 중국으로 딸을 데리러 갔다. 그러나 며칠 후 돌아온 아내는 놀랍게 혼자였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그리고 또 울기 시작했다.

“그런 나쁜 것이 내 딸이라니 믿어지지 않아요. 조그만 것이 어디서 그런 성질이 있는지, 내가 다시 가자고 아무리 소리치고 협박해도 꼼짝도 안하는 거예요. 오히려 왜 내 앞길을 막느냐고 하면서 설득하는데 두 손 들지 않을 수 없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하나님께서는 먼저 딸을 중국에 심어놓은 뒤 그것을 계기로 내가 중국에서 조선족 전도 사역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배경을 만드신 것임을 알 수 있다. 내 중국 선교의 시작은 딸이 중국에 가는 것으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도원에서 딸을 먼저 보내라는 응답을 주신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 역사하심이 놀랍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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