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정태] 야식배달부와 폴 포츠

Է:2011-05-0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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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럼에도 주변 환경으로 말미암아 재능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이들을 위해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주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다. 스타 탄생과 휴먼 스토리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인 게 ‘슈퍼스타K’. 케이블방송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지난해 슈퍼스타K2에서는 환풍기 수리공 허각(26)씨가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며 스타덤에 올랐다. 슈퍼스타K의 성공에 자극 받아 제작된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도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주엔 마지막 남은 홍일점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 가운데 생존자가 5명으로 압축됐다.

이들 프로그램이 영국의 ‘브리튼스 갓 탤런트’ 등 해외 오디션 프로그램을 모방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리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전 세계 시청자와 네티즌들의 눈을 사로잡은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2007년 초대 우승자는 폴 포츠(41). 휴대전화 외판원에서 일약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가 되면서 우리 시대 ‘희망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판 폴 포츠인 야식 배달부 김승일(34)씨. 그의 스타 탄생은 감동 그 자체다. 5개월 전 SBS ‘스타킹’에 출연,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를 타고난 음색으로 열창해 심금을 울렸다. 발군의 실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꿈을 접어야 했던 애절한 사연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1996년 한양대 성악과에 진학했으나 자신을 뒷바라지하던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자 학업을 중단하고 나이트클럽 웨이터 보조, 택배, 잡역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방송 이후 그는 다시 노래를 부르게 됐다. 지난달 24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1600좌석이 매진된 가운데 ‘내 생애 첫 번째 공연’을 가졌다. 5일에는 내한 공연을 시작한 진짜 폴 포츠와 한 무대에 섰다. 8개 도시에서 열리는 내한 공연에 특별 게스트로 초청돼 첫날인 이날 서울 경희대에서 폴 포츠와 함께 ‘왓 어 원더풀 월드’를 부르는 감동의 장면을 연출했다.

혹자는 말한다. 이렇게 재능이 특출한 청년을 10여년간이나 방치해 둔 이 사회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그런 거창한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희망을 잃지 않고 제2의 인생을 꿈꾸는 그의 건투를 빌 뿐이다.

박정태 논설위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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