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의 영혼의 약국(98)

Է:2011-05-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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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낸 믿음은 가짜입니다



믿음을 걸고 나열하는

줄줄 새는 낙원의 말들 앞에서

주워 담을 길 없이 떨어지는 가을날의 잎들처럼

입은 철들지 않았고 사람들은 물 먹었다.

질질 새는

약속의 말 이미 안면 없고

비 좍좍 다 새버린 환한 새털구름 보이느냐

박용하 [새털 구름]

언젠가, 새로 나온 시집이라고 양평 사는 용하가 건네준 시집을 오늘 아침에 어쩌자는 것도 아니면서 펼쳤습니다. 거기 ‘철들지 않은 입과 물먹은 사람들’이 나오는데 심장이 저려오는 겁니다. 오늘 예배가 있는 날입니다. [철들지 못한 입으로 사람들에게 물이나 맥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가복음 8장 43~48절에는 12년 동안이나 피를 쏟는 질병으로 고생하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자는 예수의 옷자락에 손만 대도 자기 병이 나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안 그렇다면 예수의 옷에 손을 대지 않았을 겁니다. 설령 만졌다 하더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면 그 생각, 예수님의 옷에 손만 대어도 병이 나을 거라는 그 [생각]은 어디서 난 겁니까? 스스로 난 걸까요? 아니면 어디로부터, 누군가로부터, 난데없이 인간의 의지 밖으로부터 나타나서 여인을 삼켜버린 어떤 힘일까요?

그렇습니다. [믿음]은 그런 겁니다. 믿는 게 아닙니다. 믿어지는 겁니다. 믿음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의지나 결단이나 결심이나 각오 같은 게 아닙니다. 인간의 의지 밖에서 난데없이 나타나 사로잡는 힘입니다. 그래서 ‘믿음을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는 겁니다. 그러기에 믿음의 사람은 위대한 사람이 아니라 복된 사람입니다.

믿음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겁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믿음, 즉 [만든 믿음]과 [주신 믿음]이 있는 것이고, [주신 믿음]으로라야 구원을 선물 받는 것입니다. [주신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습니다. 감정이나 형편, 죽음과 삶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대로 밀치고 삽니다. 경험과 소유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벌벌 떨거나 거만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지어낸, 만들어낸 믿음은 가짜입니다. 하늘이 주신 믿음만이 진짜 [믿음]입니다.

<춘천 성암감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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