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집 앞에 길게 줄 선 그들은 무슨 생각할까… 김명식 ‘일본 풍경전’

Է:2011-05-0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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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집 앞에 길게 줄 선 그들은 무슨 생각할까… 김명식 ‘일본 풍경전’

‘은발의 신사’ 김명식(61·동아대 교수·사진) 작가는 다양한 붓질의 작업만큼이나 열정적이다.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그는 2004년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대학에서 연구교수로 지내면서 전시를 가져 호평받았다. 이듬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작업에만 매달리는가 싶더니 지난해에는 일본 후쿠오카 규슈산업대학 연구교수로 일하면서 그곳 풍경들을 화폭에 담았다.

작가는 미국에 있을 때 동서횡단을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일본의 남북종단을 시작했다. 크로키용 스케치북과 붓 등을 담은 배낭을 메고 남쪽의 규슈, 동남쪽의 시코쿠, 남북쪽의 혼슈, 북쪽의 홋카이도 등 4개의 섬을 여행했다. 그런 중에 만난 일본 문화와 풍물은 그에게 이색적인 경험으로 다가왔고, 그것은 한 폭의 수채화로 새로운 작업의 모티브가 됐다.

‘시코쿠 오카센 우동집’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인구 100만명에 우동가게가 900여개 있는 시코쿠 시내 한 우동집 풍경을 그린 것이다. 빈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줄을 길게 서 있는 사람들을 통해 작가는 ‘우동의 나라’ 얘기를 들려준다. “천엔짜리 우동을 먹기 위해 혼슈에서 동양 최대의 다리인 세토대교를 통행료 3500엔을 지불하고 건너온다”는 사실.

화폭에 그려진 ‘4월의 고베’는 15년 전의 대지진 상흔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가롭고 평화롭다. 홋카이도에 사는 한 중년 여성이 자신의 명함에 송승헌 사진을 붙여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보고 한류를 생각하며 붓을 잡기도 했다. 현장감 넘치는 작품들은 작가 단상을 적은 글과 함께 도쿄, 오사카, 고베, 후쿠오카, 삿포로, 시코쿠의 유수 화랑에서 초대전으로 선보였다.

그의 일본 풍경전이 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린다. 일본 전시 출품작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처음 발표하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작업했던 것으로, 작품에 실린 풍경 가운데 쓰나미로 폐허가 된 곳은 거의 없다고 한다”면서 “독도 문제도 있고 해서 지나치게 일본풍인 것은 이번 전시에서 제외시켰다”고 설명했다.

선화랑 1, 2, 3층 전관에서 펼쳐지는 그의 개인전에는 일본 풍경 그림 외에도 기존작품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시리즈도 내보인다. 옹기종기 살아가는 지구촌의 다양한 인종들을 얼굴 형태의 집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흰 집은 백인, 검은 집은 흑인, 노란 집은 황색인을 나타내고 텅빈 집은 왕따를 당해 이사를 간 경우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종차별 없는 세상을 꿈꾼다.

서울 고덕동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그린 ‘고데기’(고덕동의 옛 지명) 작업도 출품한다. 작가는 “대부분 시대별 근작들로만 전시를 하다 보니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면서 “이번 전시는 과거 추구했던 양식의 그림들까지 한꺼번에 선보이니 더욱 폭넓고 다양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02-734-0458).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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