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유시민, 욕심 내다 역풍… 회복 쉽지 않을 듯

Է:2011-04-2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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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처한 상황이다. 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동력으로 내년 총선 및 대선에서 비상하려던 유 대표는 4·27 재보선에서의 패배로 한순간에 날개가 꺾인 처지가 됐다. 유 대표는 당분간 자숙과 칩거의 시간을 갖고 향후 진로를 모색할 계획이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유시민 한계론’이 거의 고착화되는 상황이어서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 대표는 28일 오전 경남 김해 창원터널 앞에서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섰던 이봉수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낙선 인사를 했다. 예정돼 있던 다른 공식 일정은 모두 최소했다. 그는 외부에는 알리지 않은 채 이백만 대변인, 김영대 비서실장만 대동한 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는 미리 전화를 걸어 “면목이 없어 찾아뵙지 못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이에 권 여사가 “차 한 잔 하시러 오라”고 권했지만 “마음을 추슬러 차분해지면 가겠다”고 정중히 사양했다.

유 대표는 저녁 늦게야 서울로 올라온 뒤 휴식을 취했다. 다음달 2일 예정돼 있는 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일단 참석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상적인 당무 집행을 계속해 나갈지는 미지수다. 외부강연 등 대외일정도 모두 취소했다고 한다. 유 대표는 전날 자정 무렵 트위터에 ‘정말 고맙습니다. 너무나 죄송합니다. 제가 큰 죄를 지었습니다’라는 짤막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유 대표에 대한 날선 비판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문학진 의원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얘기하지만, 유 대표는 자중 자제해야 한다. 목전의 이익에 너무 집착하면 그건 지도자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김해을에서의 패배는 사실상 친노 진영 전체의 패배로도 인식된다. 문재인·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등 참여정부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나서 지원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이 있는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밀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 대표의 추락과 맞물려 향후 친노 세력이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권 대선후보군에서 늘 ‘다크호스’로 꼽혀온 문 전 실장을 정치 전면에 본격적으로 띄우면서 대오를 정비하거나,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저력을 과시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진보개혁 진영의 현실적 대안으로 삼아 노선을 재구축하는 길 등이 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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