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조직’이 ‘개인’에 무릎… 전통적 선거방식 안통했다
산술적으로 선거에서 1대 1 구도로 붙을 경우 승리에 필요한 표는 51%다. 4·27 재보선 격전지 세 곳의 당선자들은 딱 이만큼을 얻었다. 반대 세력의 지지세 역시 아주 강했다는 뜻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나 홀로 선거’가 새로운 선거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격전지, 나홀로 선거 전략 통한다=“한강 넘어오지 마라.” 지난해 7월 서울 은평을 재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여의도에 있는 중앙당에 던진 말이다. 이 후보는 혼자 자전거를 타며 지역구를 돌았고 결국 승리했다. 이런 나 홀로 선거 전략은 이번 재보선에서의 분당을 손학규, 김해을 김태호 후보 당선 덕에 새로운 선거 운동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자원을 총동원하고, 위력을 과시하는 게 전통적인 선거 운동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이런 방식을 택한 한나라당 강재섭,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는 혼자 움직인 경쟁자에 밀려 낙선했다. 유권자들이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져 대규모 유세에 영향을 덜 받는 데다, 과거 방식을 구태의연하다고 느끼는 이들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 대표 방식을 보면서 선거 초반엔 나 역시 ‘그래도 선거인데 저렇게 하는 게 맞나’ 싶었다. 하지만 며칠 지켜본 뒤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나 홀로 선거’는 여당의 거물급 인사가 심판론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선거 전략”이라며 “손 대표는 야당 거물이지만 분당이 야당에 대한 거부감이 큰 곳이라 상황은 비슷했다”고 말했다.
◇51대 49의 초박빙 승부=개표가 한창 진행 중이던 27일 밤. 손 대표는 오후 11시20분이 돼서야 분당 정자동 선거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예정된 오후 10시30분을 한참 넘긴 시각이었다. 개표 초반부터 앞서기는 했지만 격차가 작아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손 대표의 최종 득표율은 51%였다. 민주당 최문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도 강원지사와 김해을 선거에서 약속이나 한 듯 모두 51%를 얻어 승리했다.
낙선한 후보들이 가져간 표도 절반에 육박했다. 강재섭, 엄기영, 이봉수 후보의 득표율은 48.3%, 46.5%, 48.9%였다. 낙선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 특히 분당과 강원의 보수 유권자들도 투표장을 많이 찾았다는 뜻이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젊은층뿐 아니라 보수층도 대거 투표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전국 판세 뒤흔든 대형 악재=투표 직전에 터진 ‘강릉 콜센터 불법 선거운동’ 사건은 강원도뿐 아니라 다른 지역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식이 빠르게 전파됐고, 야당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 의지를 북돋았다는 평가다.
윤희웅 실장은 “지역적으로 상당히 떨어져 있긴 하지만 함께 묶여 비중 있게 보도됐기 때문에 각 지역 연동성이 강화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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