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 100일] 中 대대적 단속… 아직 ‘찻잔속 태풍’
중국에서 몇 차례 시도된 ‘중국판 모리화(茉莉花·재스민) 혁명’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친 모습이다. 하지만 중국 공안당국은 이후 인권운동가 및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금 등 탄압을 강화한 상태이다.
북한은 더 강력한 통제와 탄압으로 재스민 혁명의 향기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공권력에 봉쇄된 재스민 향기=중국에서는 지난 2월 20일 베이징과 상하이 한복판에서 1차 모리화 기습시위가 벌어졌다.
같은 달 27일엔 27개 도시에서, 3월 6일엔 40여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인 집회가 추진됐다. 미국의 인권단체가 운영하는 중국어 인터넷사이트인 보쉰(博迅) 등 인권 인터넷사이트에 계속 모리화 집회 촉구 글과 집회장소와 시기가 명시됐다. 중국 공안당국은 초긴장 상태로 각 집회 예정 장소에 무장 공안인력을 대거 동원, 현장을 번번이 원천봉쇄했다. 이후 매주 일요일 모리화 집회가 정례화됐지만 한번도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대학가에서도 간헐적인 시위 움직임은 있었지만 폭발성은 없었다. 지난달 20일 산시(陜西)성 시베이(西北)공대 대학생 500여명은 오후 2시 ‘산책을 가자’며 기숙사를 빠져나와 교내 잔디광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인 뒤 곧바로 해산했다. 인터넷 등에선 계속 체제에 대한 불만과 함께 모리화 집회의 당위성 등이 은밀하게 논의되고 있다.
북한에서도 미미하지만 생계형 시위가 일부 발생하는 등의 움직임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가안전보위부 등 북한 당국의 통제가 심해 중국만큼의 움직임조차도 없었다. 북한 당국은 최근 정보가 전달될 수 있는 일반 시장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주민들의 이동도 철저히 통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반체제 인사 대대적인 탄압=중국 공안당국은 모리화의 싹을 자르기 위해 인터넷 통제와 함께 인권운동가와 반체제인사 등을 대대적으로 탄압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텅뱌오(騰彪), 장톈융(江天勇), 쉬즈융(許志永) 변호사 등 100여명을 가택연금 등 격리조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천안문(天安門) 민주화운동 당시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인 딩마오(丁矛)와 작가 겸 유명 블로거 란윈페이, 인권운동가 첸웨이 등 100여명이 체포·구금되는 등 민주 인사들에 대한 대규모 검거 열풍도 불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저명한 설치미술가이자 인권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지난 3일 구금됐다.
공안당국은 토론회, 문화·예술 이벤트 등 다수가 모이는 행사를 열지 못하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국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단) 베이징시위원회는 지난 9일부터 베이징이공대(理工大)에서 열릴 예정이던 신해혁명 관련 토론대회를 열지 말라고 개최 전날 주최 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 토론대회엔 베이징대 등 전국 16개 대학 토론팀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5월 첫째 주 베이징 쑹좡(宋莊) 예술촌에서 열릴 예정이던 기록영화제도 중국 당국의 지시로 취소됐다. 쑹좡 기록영화제가 취소된 건 2003년 영화제 시작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 798예술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건의 문화행사도 베이징 당국의 지시로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민주화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고 체제 불만도 커지고 있어 폭발 가능성은 상존한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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