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건축가 양진석 “건축을 하듯… 음악으로 ‘공간’을 나타냈다”

Է:2011-04-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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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건축가 양진석 “건축을 하듯… 음악으로 ‘공간’을 나타냈다”

과거 MBC ‘러브하우스’를 통해 큰 인기를 누린 건축가 양진석(46). 그는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의 집을 마술처럼 바꿔 놔 화제를 모았다. CF도 찍고 유머러스한 입담으로 여타 예능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했다. 하지만 당시의 ‘훈남 건축가’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일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양진석이 데뷔 20년을 훌쩍 넘은 중견 가수이자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최근 서울 청담동 한 스튜디오에서 새 음반 출시를 앞두고 있는 양진석을 만났다. 다음달 발표될 음반에는 지난해부터 그가 ‘장소찾기 프로젝트’라는 테마로 내놨던 노래 3곡을 포함해 12곡이 실린다. 음반 소개를 부탁하자 그는 “건축과 음악을 접목할 방법을 고민하다 나온 결과물”이라고 했다.

“건축은 특정 장소에 ‘의미’를 불어넣는 작업이에요. 아무것도 없는 땅에 건축물이 들어서면 그 장소가 새로운 존재감을 갖게 되거든요. 그동안 건축과 음악의 공통점을 묻는 질문에 꽤나 시달렸어요. 그래서 건축을 하듯이 음악을 통해 ‘장소’를 표현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는 이런 설명을 하며 앨범에 실릴 곡들을 미리 들려줬다. 노래들은 하나같이 특정 장소를 제목으로 삼고 있었다. ‘올레길’ ‘정자동’ ‘북한산’…. 양진석은 이 같은 공간들에 음악을 포개 자신 만의 ‘의미’를 만들어냈다. 예컨대 ‘올레길’은 제주도 여행을 떠난 가족이 올레길을 걸으며 격려하는 내용이다. 노래를 통해 올레길은 부모와 자식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양진석은 성균관대 건축학과 1학년이던 1984년 롯데 가나 초콜릿 CM송 응모에 당선됐다. 88년엔 어쿠스틱 밴드 ‘노래그림’ 멤버로 첫 앨범까지 냈지만 그해 일본 교토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건축학 석사·박사과정을 밟느라 음악활동을 잠시 접었다. 95년 귀국한 그는 1집 ‘마이 라이프(My Life)’를 발표했고 건축가로 활동하면서도 2009년까지 총 4장의 정규 음반을 냈다.

과거 양진석은 건축가와 가수 중 본업을 택일해달라는 질문엔 건축가를 꼽았다. 하지만 지금은 입장이 달라져 있었다. 건축과 음악,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 양진석은 음악활동을 하느라 그간 포기한 건축 및 인테리어 계약이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포기한 계약이 100억원이 넘긴 하지만 지난 8년 가까이 사업에 치중했다. 그런데 건축에 몰두하면 할수록 음악에 대한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지금 내 인생에서 건축과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딱 절반씩이다”고 말했다.

양진석은 2004년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김주현(35)과 결혼해 현재 다섯 살배기 딸을 두고 있다. 그는 “아내가 클래식을 하고 있긴 해도 대중음악도 많이 듣고 조언도 자주 해준다. 딸은 아빠 노래만 듣는다”며 웃음을 지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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