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의 성경과 골프(90)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이다'라는 말을 몇 년 전 어느 윤활유 제품 선전에서 보았다. 나는 이 말이 골프와 인생에 두루 잘 적용되는 원리요 지혜라고 생각한다. 채찍보다는 당근이 낫고, 질책보다는 칭찬이 좋으며, 딱딱히 굳은 것보다는 부드럽고 유연한 것이 훨씬 좋다고 믿는데, 이는 우리의 몸과 마음은 지나치게 긴장하면 오히려 매사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제일 많이 듣는 조언이 '힘 빼라'는 말인데, 나는 이 말이 매우 혼란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골프도 잘 치려면 파워가 좋아야 하는데 힘을 빼라는 말 때문에 초보자들은 많이 헷갈린다. 그래서 나는 '힘 빼라'는 말 대신에 '긴장을 풀라'고 권하는데, Relaxation이 참 적합한 영어 표현이다. 그 Relaxation을 이루기 위한 몇 가지 사항을 살펴 보는 것이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1.골프의 적은 긴장 (Tension)

톰 왓슨은 '공원을 산보하는 것이지, 400미터 단거리 육상 질주가 아니다'라고 했다. 편안하게 플레이 하라는 뜻이다. 한 편 골프의 성인(聖人) 보비 존스는 '골프의 가장 큰 적은 긴장'이라고 했다. 긴장으로부터의 탈피가 첫 번째 지름길이다.

2.공포심(Fear)은 타수를 늘린다

60세가 넘어서도 현역 못지 않게 좋은 플레이와 모범적인 자세를 보여주며 한 때 골프의 신황제로 불리던 톰 왓슨은 '지난 라운드에서 나를 가장 무섭게 했던 사람은 바로 내 자신이었다'라고 말하였는데, 공포심은 다른 어떤 것보다 골프 샷을 제일 망치는 원인이다. 두려움 없이 마음이 평안한 가운데 샷을 하는 것이 최고의 상책이다.

걱정이 많으면 꿈이 생기고 말이 많으면 우매한 자의 소리가 나타나느니라 (전5:3)

3.오버스윙(Overswinging)은 과유불급(過猶不及)

초보 시절에는 '오버 스윙을 해야 파워가 좋다'고 흔히 착각한다. 그러나 오버 스윙을 하고 빨리 강하게 친다고 해서 장타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스윙을 하되 유연성이 있어야 클럽헤드 스피드가 높아지고 그래야 볼을 더 멀리 보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유연성은 골퍼 개개인의 이상적인 템포가 유지되어야 가능해지는데, 그 템포는 보통 자신의 몸과 클럽을 통제할 수 있는 정도라야 한다. 보통 자기 힘의 80~85%만 사용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4.압박감(Pressure)의 처리가 열쇠

레이먼드 플로이드는 승리와 패배의 차이는 압박감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골프를 몰랐던 나폴레옹이나 장수촌 노인들의 충고는 '육신의 건강을 이루는 최선의 방법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인데 이를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끔 시각장애인 골프나, 캐디들을 교육을 할 때 제일 강조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평온한 상태에서 플레이 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에게 평안을 주시며 지탱해 주시나 그들의 길을 살피시도다(욥24:23)

5.프리 샷 루틴과 충분한 연습이 묘약

PGA나 LPGA 시합 때에 세계 일류 선수들이 마지막 날에 우승 눈 앞에서 허둥대며 허물어지는 것을 종종 보기도 한다. 그리고 터무니 없는 실수를 하는 장면을 유심히 복기하여 보면, 대개는 프리샷 루틴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샷이나 퍼팅을 하면서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항상 일정하게 프리샷 루틴을 취하고, 또 이것 저것 복잡한 생각이 나지 않도록 충분히 연습하는 것이 일관성 있는 플레이를 보장하는 상책이다. 30센티 퍼팅을 하면서 떠는 골퍼는 없다. 평소에 충분한 연습을 했다면 1미터 정도의 퍼트는 떨지 않고 자신 있게 임할 수 있다.

<골프칼럼리스트 김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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