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AIST] 전문가들이 본 카이스트 학생들 잇단 자살 원인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단 자살에는 복합적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주된 이유로 거론되는 것은 과도한 경쟁 스트레스다. 고교 때까지 항상 ‘승자’였던 이들이 카이스트 입학 이후 경쟁에서 ‘패배자’가 되면서 심한 좌절감을 느끼지만 탈출구를 찾기는 쉽지 않다.
또 학습경쟁에서 뒤질 경우 경제적 부담까지 추가로 져야 했고, 이는 자존감의 상실로 이어졌을 수 있다. 여기에 정서적 나약함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즉 심리적·경제적 요인이 나쁜 형태로 상호작용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살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까닭에 카이스트생들의 잇단 자살이 특정 이유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지나친 경쟁 시스템이 자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은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카이스트는 과학고·영재고를 나왔거나 수능 전국 상위 1% 이내에 드는 수재들이 모인 곳인 만큼 학생들 간 경쟁은 피를 말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100% 영어수업과 ‘징벌적 수업료’ 부과제도(차등 등록금제) 때문에 이들의 스트레스는 가중된다.
유성은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수한 인재들이 경쟁에서 뒤처질 때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다른 경우보다 더욱 크기 때문에 카이스트의 경쟁 구조가 자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카이스트 학생이 4명 자살한 후에야 서 총장은 ‘징벌적 수업료’ 부과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며 “학생들을 공부기계로 만들려고 수업료로 위협하며 비극을 낳게 한 장본인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화해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면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라는 단순하고도 유치한 생각을 바닥에 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단 자살이 일반 대학과 다른 독특한 교육환경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국 최상위 수재들이 모여 모두 기숙생활을 하기 때문에 고립된 채 전공과목에만 매진함에 따라 고등학교부터 수학 과학 등에 몰두한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메말라 이런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안윤영 정신과 전문의는 “대부분의 자살은 분노가 자신을 향하고 가치관이 흔들릴 때 나타난다”며 “카이스트의 경우 감정이 여린 학생들에게 학교가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면서 자살이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대학에 진학하다 보니 정서적 감정이 여려 외부 압박을 이겨내기 힘들다”며 “학생들의 힘든 감정을 받아주고 소통시켜줄 시스템이 갖춰졌었다면 자살을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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