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인문 (10·끝) 가장 어렵던 ‘순종’… 이젠 좀 알겠다

Է:2011-03-3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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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김인문 (10·끝) 가장 어렵던 ‘순종’… 이젠 좀 알겠다

매주 수요일이면 나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강민휘와 길별은. 내가 사랑하는 제자들이다. 조금 전에 이들이 왔다 갔다. 나를 위해 기도하고, 멋진 플루트 연주도 들려줬다. 오늘은 좋은 소식도 갖고 왔다. 5월에 방송되는 SBS 특집드라마 ‘유쾌한 삼총사’에 출연하게 됐단다. 또 최근 첫 촬영을 마쳤다고 했다. 예뻐라, 기특한 녀석들. 어서 일어나 우리 애들이 연기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데….

아이들을 만난 건 축복이다. 민휘는 다운증후군 연기자로 이미 영화에서 주조연으로 출연한 바 있다. 별은이는 지체장애우다.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 김 대표는 이런 질문을 해왔다. “할아버지, 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럼. 이 아이들이야말로 최고의 배우가 될 거야. 대한민국 방송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할 거야. 은경아, 할리우드 대작들을 보렴. 진짜 장애인 배우들이 얼마나 연기를 멋지게 하는지. 그건 분장으로 안 돼. 우리 애들 충분히 할 수 있어.”

긍휼, 사랑, 그 아이들과의 동질감이 느껴졌다. 누군가를 보면서 이런 마음이 든 건 처음이었다. 2007년부터 장애인 배우들을 직접 가르쳤다. 매주 2∼3회씩 연기지도를 했다. 후천 장애를 입은 나와 민휘, 별은이는 마음이 잘 통했다. 꾸밈없이 연기하고 웃었다. 때론 목놓아 울기도 했다. 문득 이들과 무대에 서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2008년 서울 노원문화회관에서 ‘날개 없는 천사들’이란 작품을 올리게 됐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우들이 함께하는 무대에서 나는 교장선생님 역을 맡았다. 민휘와 별은이도 마음껏 연기했다.

이 일을 계기로 장애인 배우들을 키우고 싶다는 비전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를 설립하게 됐고 초대회장을 맡았다. 정말 생각지도 않게 제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길들이 열렸다. 경남 창원시 창신대에 연극영화과를 개설하는데, 나를 초대 학과장으로 앉히고 싶어 했다. 아니, 이렇게 불편한 몸으로 어떻게 지방을 오간단 말인가. 그때 깨달은 말씀이 이사야 41장 10절이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이번엔 학과장으로서 학교를 홍보해야 했다. 말도 어눌한데 학생들 앞에서 우리 학교를 어떻게 홍보하지? 무조건 기도했다. 때마침 당시 유명한 ‘SHOW’ CF에서 피노키오 할아버지를 맡아 다시 방송에 얼굴을 알렸다. 그런데 이 CF의 영향이 어찌나 컸던지, 홍보를 위해 학생들 앞에만 서면 “와, 피노키오 할아버지다!”라며 환호했다.

“예수께서 길을 가실 때에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을 보신지라. 제자들이 물어 이르되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합이니이까 자기이니이까 그의 부모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요 9:1∼3)

역경의 열매를 통해 꼭 같이 읽고 싶었다. 하나님만 바라보며 무조건 순종하고 믿기 바란다. 보고 믿든, 안 보고 믿든 꼭 믿어야 한다. 믿으면 소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면을 연재하는 중에 격려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1990년 ‘수탉’이란 작품으로 나와 함께 몬트리올 영화제에 참석했던 김동호 집행위원장, 창신대 강병도 총장님, 나의 손과 발이 되어 준 박재우 교수님…. 그대들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내주신 천사들입니다.”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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