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봇 패턴’ 연구 샤미르 요나 벤구리온대 교수 방한, “구약 속 생략법 알면 말씀의 이해도 높아지죠”

성경에는 평행법이라는 게 있다. 시편과 예언서에 자주 나타난다. 중심 구절이나 단어를 중심으로 반복되는 부분을 생략하는 문장 기법이다. 일례로 ‘나는 학교에 갑니다. 나는 공부하러 갑니다’라는 문장에서 ‘갑니다’라는 중심축을 강조하고 싶을 때 ‘나는 학교에 갑니다. 공부하러’가 된다.

이처럼 성경에 나타난 중요 단어와 구문을 중심으로 생략하는 ‘피봇 패턴(pivot pattern·중심축 유형)’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샤미르 요나(사진)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성서학 교수가 28일 한국을 찾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성서학연구원(원장 배희숙 교수)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요나 교수는 “성경의 문장에는 여러 문학적 기교들이 있는데, 특히 시문학에서 피봇 패턴이 많이 발견된다”면서 “이런 기법을 이해하는 것은 성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히브리 시문학에는 다양하게 반복되는 문장에서 중심축, 즉 피봇이 자주 등장한다”면서 “두 개의 상호 연결되는 문장은 단순히 의미 없는 단어 나열에 그치지 않고 중요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나 교수는 이런 평행법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시편 57편 2절을 꼽았다. 그는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오 하나님이여 내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말씀에서 호격이자 피봇인 ‘오 하나님이여’는 앞뒤 문장에 반복된 ‘베푸소서’라는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사례로 “밭의 모든 채소를 쳤다 우박이// 그리고 들의 모든 나무를 파괴했다”(출 9:25) “찬양하라 주께 수금으로// 수금으로 음성으로 찬양하라”(시 98:5) “위대하십니다// 우리 주님은// 그리고 능력이 많으십니다”(시 147:5) 등 20여개 성경구절을 꼽았다.

요나 교수는 “이런 이유에서 평행법 연구는 성서 텍스트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서 “히브리 성서와 고대 구약세계의 문학에서 폭넓게 입증된 중심축 유형을 인식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기천 장신대 신약학 교수는 “히브리어는 구약성경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키’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문법적 특성을 치밀하게 연구하고 말씀에 나타난 하나님의 마음을 찾으면 구약성경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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