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예수는 누구인가
(38) 몸의 신학
전체가 16장으로 된 마가복음에서 13장은 축이다. 13장을 중심으로 앞부분은 긴 서론이다. 뒤의 3장이 짧은 본론이다. 본론이 시작되는 14장에서 곧바로 나타나는 주제는 ‘몸’이다.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이 예수를 잡아 죽일 방도를 찾는다. 죽인다는 것은 물론 몸과 연관돼 있다.
바로 이어서 예수의 몸에 연관된 사건이 일어난다. 예수님이 베다니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였다. 한 여인이 나드 향유 한 옥합을 예수님의 머리에 붓는다. 사람들이 쓸데없이 향유를 허비한다며 여인을 비난한다. 예수님은 여인을 변호한다. 여인이 당신의 장례를 미리 준비했다는 것이다.
장례는 물론 몸과 연관돼 있다.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8절) 이어지는 사건은 가룟 유다가 돈 받고 예수님을 넘겨주는 내용이다. 여기에서도 주제는 몸이다. 예수의 몸을 담보로 유다는 대제사장들과 한 판 도박을 벌인다. 한 여자는 예수의 몸과 연관하여 갸륵한 일을 한다. 한 남자는 예수의 몸을 팔아먹는다.
72절까지 있으니 14장은 꽤 길다. 14장이 시작되면서 몸 주제가 전면에 드러나고 계속해서 이 주제가 14장을 끌고 간다. 저 유명한 최후의 만찬이 다음에 연결된다. 예수님은 구체적으로 자신의 몸과 피에 대해 말씀하신다.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22∼24절)
예수님의 생애에서 몸이 가장 생생하게 강조될 때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최후의 기도를 드리는 장면이다. 몸을 가진 예수님은 심하게 슬퍼하면서 고민하는데 죽을 정도라고 토로하신다. 제자들은 피곤해서 곯아떨어져 잔다. 예수님은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사력을 다해 애를 쓰신다. 한밤중에, 예수의 몸이 체포된다. 상황은 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체포조는 예수의 몸을 노린다. 제자들은 제 몸을 사리며 다 도망친다. 어떤 청년 하나가 도망가는 장면을 마가복음은 이렇게 기록했다. “베 홑이불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하니라”(52절)
체포된 예수의 몸은 심하게 다뤄진다. 권력자 집단인 산헤드린이 노리는 것은 예수의 목숨을 끊는 것이었다. 그들에겐 몸을 입고 세상에서 활동하는 하나님이 부담스러웠다. 하나님이 그냥 영으로 하늘에만 계시라는 것이 그들의 요구였다. 예수의 몸을 끝장내는 것, 그것도 신앙적 논리를 내세워 종교적으로 깔끔하게 처리하는 게 그들의 목적이었다. 예수님의 몸을 놓고 계속해서 사건이 진행된다.
스승인 예수의 몸이 처참하게 부서지고 모욕당하고 있을 때 제자 베드로는 자기 몸을 사리느라 몸을 바치겠다는 서약을 깬다. 추워서 불을 쬐다가 예수의 제자라는 것이 들통나게 되자 베드로는 세 번씩이나 예수를 부인한다. 닭 우는 소리는 몸뚱이를 가진 사람의 한계를 처절하게 느끼게 한다. 베드로가 통곡한다. 몸을 던지지 못한 못난 몸뚱이를 한탄한다. 14장의 끝이다.
기독교 신앙은 하늘을 우러르지만 땅에서 존재한다. 영의 사람이 되라고 하지만 온 몸으로 증언하라고 한다. 예수님은 온 몸으로 당신의 길을 걷는다. 예수의 길을 따른다고 하면서 몸을 던지지 않으면 가짜 신앙이다.
지형은 목사 (성락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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