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아빠와 동생 잃은 소녀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콘서트
[미션라이프] 지난 해 10월 13일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전열기구에서 시작된 화재가 아연(가명·12)양의 일가족을 덮쳤다. 이 사고로 아버지와 9살의 어린 남동생이 사망하고, 어머니와 아연 양은 살아남았지만 아연 양은 얼굴, 손, 어깨, 목 등에 2~3도의 심한 화상을 입었다. 몸과 마음에 남은 큰 충격 때문에 아연 양은 절망에 빠졌고, 사망한 아버지의 사업 부채로 이미 막대한 빚을 지고 있던 아연 양의 어머니는 치료비를 마련할 방법이 없었다.
이 사연을 접한 사회복지NGO 함께하는 사랑밭은 2010년 12월 13일 아연 양의 이야기를 온라인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했다. 함께하는 사랑밭의 네이버 해피빈, 아고라 청원 등을 통해서도 아연 양의 사연을 알렸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기부가 이어졌고, 결국 기업체도 아연 양을 돕기 위해 나서기 시작했다. 방송영상사업 전문업체 네모비전과 외환은행이 후원해 아연 양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 10일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공연은 감동과 온정을 나누는 자리였다.
고현진 이나운서와 함께하는 사랑밭의 권태일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공연은 여성듀오 ‘작은 사람들’의 힘있는 노래와 2008년 대학가요제의 은상을 수상한 여성 2인조 밴드 ‘랄라 스윗’의 달콤한 보컬과 기타, 피아노연주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또 가수 한동준이 출연, 자신의 대표곡 ‘너를 사랑해’를 열창해 관객들에게 추억과 감동을 전했다. 뒤를 이어 뮤지컬 배우 박은태의 공연으로 콘서트장은 더욱 뜨거워졌다. 팬들의 무수한 사진촬영과 환호 속에 ‘지금 이 순간’ 등의 노래를 관객들에게 선물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함께하는 사랑밭 백민호 과장이 진행한 화상 환자들의 어려움을 소개 하는 자리에서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한 관객들이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뒤를 이은 혼성 밴드 ‘Day Trip'의 노래와 마술사 김현준의 환상적인 무대는, 맨 앞줄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던 아연 양의 감성을 자극했다.
아직 화재사건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연 양은 외출을 극도로 꺼렸지만 본 공연의 취지를 이해하고, 마지못해 콘서트장에 함께 했다. 공연 전 대기실에서나 공연 초반에는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굳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공연이 진행되면서 관객들과 함께 손뼉을 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7시에 시작된 공연은 9시가 한참 넘어서야 끝마칠 수 있었다. 후반 공연으로 'Play Music'에서 뮤지컬 시카고, 지킬앤하이드, 페임의 장면들을 갈라쇼로 구성하여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었고, 이어진 클레시컬 보이스 하이체의 공연에서는 오페라의 노래들과 제약회사의 CM송 ‘간 때문이야’를 불러 관객과 아연 양에게 감동과 웃음을 전했다.
무료로 진행된 본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관객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열어 아연 양을 위한 모금에 동참했다. 이날 하루 아연 양을 위해 모금된 금액은 외환은행 임직원의 성금을 합쳐 총 320여 만원에 달한다.
콘서트를 기획한 네모비전의 육성진 대표는 “예상보다 질 높은 공연을 관객과 아연 양에게 선보일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이러한 자리가 더욱 활성화돼 보다 많은 이웃들이 웃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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