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강타] 동북부 초토화…해변 시신 수백구 널려 아비규환
강진·쓰나미 비극 현장
규모 8.8 강진이 일본 열도를 강타하면서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지진 이후 밀려든 쓰나미는 지상의 시설물과 농작물들을 휩쓸며 초토화시켰다.
◇사망·부상자 속출=11일 오후 10시50분 현재 사망자는 이와테(岩手)현에서 41명, 후쿠시마(福島)현에서 26명, 미야기(宮城)현에서 약 300명, 이바라키(茨城)현에서 11명, 지바(千葉)현에서 5명, 도쿄(東京)에서 3명 등 모두 400여명에 달한다고 교도통신과 NHK등이 보도했다. 실종자도 35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 노인복지시설이 부서져 5명이 사망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바라키현 다카하기(高萩)시에서 건물 지붕이 무너져 여성 1명이 숨졌다. 교도통신은 후쿠시마현에서 산사태로 8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도쿄 부근에 거주하는 67세 남성이 벽에 부딪혀 사망했으며 할머니 1명은 무너지는 지붕에 깔려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600명의 학생이 참가한 도쿄의 한 학교 졸업식에선 건물 지붕이 무너지면서 여러 명이 다쳤다고 도쿄 소방청이 밝혔다.
도쿄의 두 공항 중 나리타 공항이 폐쇄됐고, 하네다 공항은 활주로 사용은 가능하나 공항에 연결되는 모노레일과 전철 운행이 중단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센다이 공항은 쓰나미로 침수돼 폐쇄됐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센다이 공항에도 관광객 등 1100여명의 발이 묶여 있다. 승객 100명을 태운 선박이 쓰나미에 휩쓸려 배의 행방과 승객의 생존 여부 등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NHK가 보도했다.
미야기현 시오가마(鹽釜)시 경계에 있는 석유화학 콤비나트가 화재와 함께 대규모 폭발을 일으켰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도쿄 시내에서는 한동안 휴대전화가 불통되기도 했다. 도쿄에서 동북부 도심을 잇는 신칸센 운행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전 가구는 도호쿠 지역 440만가구, 간토 지역 405만가구 등 모두 845만가구로 잠정 집계됐다.
일본에서 지진 피해를 직접 겪은 이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하고 있다. 트위터리안들은 “지하철, 기차 운행정지로 호텔이 북새통. 거의 사무실에서 밤새울 듯. 도시락점 북새통. 버스정류장 끝이 안 보이는 줄(도쿄. 오후 7시40분)” “전화는 모두 불통이고 인터넷만 연결되는 상황” 등이라고 글을 올리며 현지 상황을 전하고 있다.
코스모 석유 지바공장과 지바현의 JFE홀딩스 철강공장에서도 화재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JX 니폰오일에너지는 센다이와 가사카, 니기시 등 3곳의 정유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일본 정부는 전 각료에게 부처별로 지진 피해 축소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방위성은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NHK는 실시간으로 재해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예상 밖 규모 8.8 강진=일본 기상청은 도호쿠 지방 부근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가 8.8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처음엔 지진 규모를 7.9, 이후 8.4로 정정했다가 다시 8.8로 결론 지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진이 오후 2시46분23초에 센다이 동쪽 130㎞, 후쿠시마 동북쪽 178㎞ 지점 지하 24.4㎞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높이 10븖의 쓰나미도 미야기, 아오모리, 이와테현 등을 덮쳤다. 도호쿠 지방에선 최고 규모 7로 관측됐고, 이후 규모 5의 여진이 이어졌다. 이날 30여 차례 여진이 계속돼 일본 열도를 공포에 떨게 했다.
◇국제사회 지원 나서=일본은 자국에 주둔 중인 미군에게 구조 협조 요청을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시련에 놓인 일본 국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일본 간 나오토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고 “일본에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가능한 것은 무엇이든 돕겠다”면서 지원 의사를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일본 정부에 위로 전문을 보내고 “어떤 식으로든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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