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행복과 현실사이… “과중한 보육료에 사랑 의지 꺾여요”

Է:2011-03-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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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행복과 현실사이… “과중한 보육료에 사랑 의지 꺾여요”

“우리 부부가 평생 가장 잘한 선택은 입양이다.” 경기도 안성 하늘꿈교회 김동석 목사의 말이다. 안산장애인복지관 박상호 목사 역시 “입양아를 통해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경험한다”고 밝혔다. 평촌평성교회 고성제 목사도 혼혈아를 입양했지만 “아이를 통해 하나님의 진정한 사랑이 어떤 건지 경험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입양아를 둔 크리스천 부모들의 공통점은 이처럼 ‘행복’과 ‘감사’를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한 번 입양하면 두 명, 세 명까지 계속 입양하는 이유다. 입양 부모들 사이에서는 ‘입양 중독’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입양 부모의 현실은 그들의 마음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 4일 안산동산교회(김인중 목사)에서는 크리스천 입양 부모와 보건복지부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부모들이 토로한 입양 가정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하람(6)·하중(4)이를 입양한 김충호 집사는 매달 두 아이의 보육료로 118만원을 쓴다. 어린이집 비용 각 30만원, 약값이나 학용품 등 필요 물품비가 각 29만원이다. 김 집사는 “한 명 더 입양하고 싶지만 부담이 돼서 못하겠다”며 “어린이집 비용만이라도 정부에서 지원했으면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수년 전부터 지원하고 있는 입양아 1인당 양육수당은 월 10만원이다. 반면 장애아나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재정·제도적 지원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한 집사는 “아이가 어릴 때는 한 통에 2만3000원하는 분유 네 통을 먹이고 나면 끝이었다”며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학원에라도 보내야 할 텐데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밝혔다. 심재윤(50) 집사는 올해 처음으로 입양했다. 심 집사는 “정상아를 키우는 데도 돈이 많이 드는데 장애아는 비용이 5∼6배 더 들어간다고 들었다”며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입양은 생각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입양아에 대한 정부 지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입양에 대한 편견 역시 부모들에겐 고통이다. 아이 둘을 입양한 김우재(43) 집사는 “1년에 한 차례씩 입양아 사진전을 열지만 그때마다 아이와 내가 마치 사람들 앞에 발가벗겨진 채 서 있는 느낌을 갖는다”며 “지금 다문화가정은 오히려 자랑하는 분위기지만 입양은 숨겨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김 집사는 복지부 등 정부가 나서서 공개 입양을 적극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럴 때 부모는 물론 입양아도 자부심을 갖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입양 부모들은 이날 △국가유공자나 장애인처럼 입양 가정에도 각종 혜택 부여 △대학 특례입학에 입양아 포함 △유치원·초·중·고등학교 단계별 교육자료 마련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입양아들을 한데 묶는 통합식 교육 실시 등을 주문했다.

안산동산교회 내 입양부장을 맡고 있는 김기철 집사는 “입양은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일이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정부가 할 일을 입양 부모들에게 위탁한 것”이라며 “정부가 시혜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입양된 아이는 1125명, 국내로 입양된 아이는 1314명이었다. 매년 1000여명의 아이는 입양되지 못한 채 시설에서 자라고 있다. 그나마 한때 증가 추세를 보이던 국내 입양은 보육료 부담 때문에 정체 내지는 감소 상태로 돌아섰다.

복지부 최희주 인구아동정책관은 “지금과 같은 인구 증가율이 계속될 경우 2500년엔 대한민국이 인구 제로의 시대를 맞는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며 “입양 가정의 실태를 고려해 지원 등 입양 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최 정책관은 아울러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해 교회와 같은 종교단체가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안산=글·사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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