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의 영혼의약국(91)

Է:2011-03-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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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를 걷다(1)

지난 2월 18일부터 26일까지 아흐레 동안 ‘무탄트’ 메신저의 심정으로 히말라야 랑탕코스를 트레킹했습니다. 물론 독단으로 히말라야를 걸어보려는 생각을 하진 못했습니다. 언젠가는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고, 여럿이 어울려 가기에는 여건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50년 된 지방의 건설회사를 경영하는 우리 교회의 정세환 장로가 임직원들의 팀 스피릿(Team Spirit)을 위해 히말라야를 걷는다고 하기에 ‘나도’ 하고 따라 나섰던 것입니다. 그러자 옛날에 읽었던 ‘무탄트 메시지’가 생각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무탄트 메시지란 이런 겁니다. 하나님이 최초로 창조한 사람들이라 불리는 호주 원주민인 ‘참사람’ 부족이 있었습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모든 생명체가 형제이며 누이라고 믿는 이들, 문명의 돌개바람과 함께 몰려와 어머니 대지를 파헤치고, 강을 더럽히고, 나무를 쓰러뜨리는 문명인들을 보면서 원주민들은 그들을 '돌연변이' 라고 말하기 시작했죠. 그 ‘돌연변이’가 그들의 언어로 [무탄트]입니다. 돌연변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기본 구조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 본래의 모습을 상실한 존재를 가리킵니다. 백인들과 타협하지 않은 마지막 원주민 집단으로 알려진 ‘참사람’ 부족은 걸어서 호주 대륙을 횡단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책의 저자인 말로 모건은 이 참사람 부족이 엄선한 무탄트 메신저로 선택되어 이들과 함께 넉 달에 걸친 사막 도보 횡단여행에 참가하게 됩니다. 그 후 모건은 책을 통해 세상의 문명인들에게 참사람 부족이 전하는 메시지를 기록합니다. 과학문명만을 사회 진화로 추구하는 세계와 사람들에 대한 일침이 가득하지만, 그중에 하나를 걸러보라면 단연 ‘무엇이 문명인가?’하는 것입니다. ‘참 사람’의 부족들에게 문명이란 ‘적게 일하고 많이 쉬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바라보는 소위 과학문명 세계의 사람들은 ‘많이 일하고 조금밖에 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눈에는 되레 과학문명의 사람들이 ‘비문명인’이라는 것이지요. 문명인 척하는 비문명인들인 우리들을 일컫는 그들의 말이 바로 [무탄트]인 것입니다.

따라 나서 보니, 정 장로님의 주식회사 [대양]은 이번뿐만이 아니라 거의 해마다 ‘사람’을 위한 ‘스피릿 프로그램 spirit program’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재정적인 이윤을 극대화시키려는 조직적 차원의 독려와 강화만이 아니었습니다. 기업의 이름을 걸고 그 조직원들이 참여하는 행위들이니 전혀 그런 결과와 목표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터입니다. 사실 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기업인들은 이윤 추구라는 외길을 향해 100m 선수들처럼 달리기만 했습니다. 그 때 기업이 즐겨 쓰던 용어가 관리(management) 아니었습니까? 경영이 곧 관리와 동의어가 되었던 셈입니다. 인사관리, 물품관리, 품질관리, 고객관리였습니다. ‘관리’가 기업의 관건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업’을 한자로 써 놓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企業], 이것이 기업의 한문 글자인데, ‘기企’자는 ‘사람人’밑에 ‘멈출止’를 써 받치지 않았습니까? 이게 무슨 뜻인가 하면, 사람이 자기 갈 길을 찾기 위해서 발뒤꿈치를 들어 멀리 앞을 내다보고 있는 형상인 것입니다. 앞일을 생각하고 꾀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기업이란, 한자 뜻대로 한다면 그저 바쁘게만 뛰라는 게 아니라 수시로 멈춰 서서 자기의 갈 길을 선택하고 판단하는 사람, 남보다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게 기업입니다. 그런 ‘사람’을 만드는 일이 기업하는 사람의 책무인 것입니다. 그걸 잘하는 사람이 유능한 기업가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 교회의 정 장로는 유능한 기업인입니다. 기업의 목표를 수익성만이 아니라 환희의 감탄 부호인 성취감(achievement)을 샘솟는 물줄기처럼 쏟아내려는 인간정신에 두고 있으니 말입니다. ‘목구멍에서 생기는 것이 경제요, 머리에서 생긴 것이 가슴이라면, 가슴에서 생긴 것이 문화다‘는 말을 그는 알고 있습니다.

“두 사람도 길에서 된 일과 예수께서 떡을 떼심으로 자기들에게 알려지신 것을 말하더라.”(눅 24:36).

<춘천 성암감리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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