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졸업생 검사임용’ 반발… 사법연수원 입소식 집단거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 중 일부를 곧바로 예비검사로 임용한다는 법무부 방침에 반발해 사법연수원 42기생 상당수가 입소식을 거부했다. 사법연수원은 2일 경기도 고양시 연수원 강당에서 42기 사법연수생 974명의 임명장 수여식을 가졌으나 대상자 중 절반 이상이 불참했다. 연수원 측은 이들의 불참 경위를 파악키로 해 징계 여부가 주목된다.
◇입소식 대거 불참, 항의 플래카드 등장=로스쿨생의 예비검사 임용에 반대하는 연수생 100∼150명은 입소식에 참가하지 않은 채 연수원 기숙사 앞에 따로 모였다. 입소식이 열린 대강당에는 불과 450여명만 참석해 곳곳에 빈자리가 보였다. 임명장 수여가 시작되자 연수생 2명이 단상 아래서 기습적으로 ‘로스쿨 검사 임용 방안 철회’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행사 진행이 중단됐다. 앞서 14개 반별로 열린 교수 상견례 및 명찰 배부식에도 정원의 3분의 1 정도만 참석했다. 연수원이 참석 유도를 위해 급조한 일정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42기 사법연수생 자치회장인 손정윤(44)씨는 “로스쿨 원장 추천으로 로스쿨 학생이 검사가 된다는 것은 현대판 음서제도”라며 “3일 42기 자치회 창립총회를 열고 성명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입소식에 불참한 연수생 A씨도 “추천 방식으로 검사를 뽑으면 국민이 검찰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사법연수원 측은 “연수생은 1일자로 별정직 공무원 신분”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집단행동에 해당되는지 살펴 대응 방침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업계, 기존 연수생, 법무관도 반발=사법연수생의 집단 반발은 법무부의 예비검사 임용 방안 때문이다. 법무부는 최근 로스쿨 재학생 중 학장의 추천을 받은 성적 우수자를 별도 시험 없이 검찰 실무수습과 심층 면접을 거쳐 검사로 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법원, 검찰에서 실무수습 중인 41기 사법연수생들도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자료를 통해 “로스쿨 제도는 수료자 중 변호사시험 합격자에 한해 일정 기간 지난 뒤 판·검사로 임용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배출되기 전에는 연수원 수료자만으로 검사를 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군복무 중인 법무관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로스쿨 학생의 검사 임용이 확대될 경우 법무관의 임용 기회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법무관 B씨는 “성적대로라면 검사 임관이 가능한데 로스쿨 학생이 예비검사로 뽑히면 내가 임용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단체도 가세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치는 방안이라고 반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신영무 회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대법원과 법무부가 로스쿨 학생을 입도선매하는 행위는 법원조직법 및 검찰청법 위반”이라며 “경험과 경륜을 갖춘 변호사 중에서 판검사를 임명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조일원화 정책에 정면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태를 놓고 결국 제한된 검사 자리를 둘러싸고 사법연수생과 로스쿨 출신이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게 아니냐는 냉소적인 시각도 나온다.
법무부는 파장이 커지자 “로스쿨로부터 추천받은 학생에게 검찰청 심화 실무수습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라며 “추천받은 학생을 바로 검사로 임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안의근 노석조 기자 pr4p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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