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이 문제… 생활습관부터 바꾸세요
벌써 봄이 오는 것일까. 그토록 기세등등하던 한파가 설 연휴를 거치며 한풀 꺾였다. 그러고 보니 설 연휴 끝자락에 입춘(立春)이 걸쳤고,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도 10여일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는 환절기가 본격 시작된다는 얘기다.
말 그대로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각별히 관리해야 하는 게 혈액순환이다. 일교차가 클 때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으면 흔한 감기는 물론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과 당뇨병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 및 혈관병증이 악화될 위험이 커지게 된다.
내 몸의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는 특별한 검사를 해보지 않고도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 가늠이 된다.
예컨대 사우나나 찜질,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린 후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 앉았다 일어설 때 갑자기 어지러워 비틀거리는 사람, 유난히 손발이 시린 사람들은 혈액순환장애가 의심된다.
먼저 뇌기능은 산소와 단백질이 끊임없이 공급돼야 원활하게 유지되는데, 이 역할을 담당하는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일종의 허혈성 어지럼증을 겪을 수 있다. 또 사우나나 운동을 심하게 한 뒤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경우는 혈액 속 수분 함량이 낮아져 피가 끈적끈적해지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물 흐르듯 이뤄지지 않게 됐다는 뜻이다.
이런 증상은 특히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생활습관병을 가진 40대 이상 성인에게서 흔하다. 오래 쓴 수도관에 녹이 슬듯 죽상동맥경화에 의한 혈전(피떡)이 혈관내벽에 붙어 혈관이 좁아져 있기 때문.
혈액순환을 활기차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는 운동부족과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지금 당장 몇 가지만 주의해도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첫째,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격한 운동을 하기보다는 걷기나 자전거 타기, 맨손체조처럼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 운동이 좋다. 숨이 차지 않을 정도의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준다. 또 피로를 풀어 활력을 되찾아 준다. 운동을 하는 동안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강도로 매주 3∼4회, 3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둘째,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피해야 한다. 기름진 고기나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각종 인스턴트 음식은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고기는 살코기 위주로 먹고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 콩이나 견과류, 해조류, 녹황색 채소 등을 자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셋째,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나 긴장, 흡연 행위도 혈액순환 장애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업무 중 틈틈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휴식을 취하되, 흡연을 삼가야 한다.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과 혈당을 올리는 등 혈액, 혈관 건강에 백해무익한 존재다.
넷째, 매일 족욕(足浴)과 손뼉 치기를 한다. 손과 발을 따뜻한 물에 담그면 온몸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족욕을 할 때의 물 온도는 체온보다 높은 39∼40℃가 적당하다. 발을 담그는 시간은 20분 정도.
우리한의원 김수범 원장은 “족욕 시 한약재로 쓰이기도 하는 당귀, 말린 유자껍질 등을 담그면 찜질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뜻한 성질을 가져 피를 맑게 하고 보호해 혈액순환장애를 개선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한편 손뼉을 칠 때는 손바닥을 반듯하게 펴 양 손바닥을 정확하게 마주친다. 한두 번 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수차례 자주 적당한 강도로 치며 손 전체를 자주 주물러 주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는 발과 다리도 마사지해 준다.
다섯째, 한방 약차를 자주 마신다. 특히 생강차와 모과차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바깥의 차가운 공기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줘 환절기 감기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혈액순환을 돕는 당근 무 파 마늘 부추 양배추 시금치 고추 등의 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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