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어디로 가나] 후계자 임명, 시위대 분노 기름부어… 군부 선택이 ‘혁명’ 향배 최대변수

Է:2011-01-3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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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코샤리(이집트 전통음식) 혁명’이 종착역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집트군이 코샤리 혁명의 향배를 결정지을 최대 변수다.

◇최측근 후계자 임명···통제 불능상태로=반(反)정부 시위 6일째인 30일, 국민들의 저항은 계속됐다. 수도 카이로 도심인 알 타흐리르 광장에는 날이 밝으면서부터 시위대가 몰려들어 ‘무바라크 퇴진’을 외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집트에서 일요일은 업무가 시작되는 날로 증권시장과 금융가가 문을 여는 날이지만 증시와 은행은 이날 문을 닫았다. 이집트 당국은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의 폐쇄를 지시했다.

시위대의 기세가 약해지지 않으면서 경찰과의 유혈 충돌로 인한 사망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9일 카이로 남부의 베니 수에프 지역에선 경찰이 경찰서를 공격하는 시위대에 발포해 17명이 숨졌고, 카이로 중심가 내무부 청사로 진입하려던 시위대 3명도 경찰의 발포로 희생됐다. 이집트 정부는 시위가 시작된 25일 이후 6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집트 당국이 폐쇄를 지시한 알자지라 방송은 사망자가 150명을 넘어섰고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카이로 인근 파윰 지역 교도소에서 약 5000명의 수감자가 탈출하기도 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측근인 오마르 술레이만 정보국장을 부통령에 임명한 점도 시위대의 분노를 더욱 자극시켰다. 측근을 후계자로 임명해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는 한편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안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약탈 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시위대는 28일에만 카이로 내 경찰서 17곳을 불태우고 총기와 탄약을 탈취했다. 대통령궁 인근의 헬리오폴리스 지역 등 카이로 곳곳에서 흉기로 무장한 약탈자들이 슈퍼마켓과 쇼핑몰에서 물건을 훔쳤다. 카이로 교외의 부유층 주택가도 주요 약탈 대상이 되고 있다.

◇군부, 이집트 운명 좌우=시위대는 경찰에게와 달리 군인들에겐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일부 시위대는 ‘군은 우리와 함께’라는 문구를 들고 군대 저지선으로 다가서기도 했다. 시위대도 이집트 군부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한 장교는 “군대는 누구를 향해서도 발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46만8000여명의 병력을 보유해 세계 10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집트 군부가 이번 사태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사이드 이집트’를 집필한 영국 언론인 존 브래들리는 “군부는 조만간 무바라크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는 방향으로 그의 퇴진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은 또 “무바라크 대통령에겐 실권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면서 “군대가 거리를 통제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진공상태”라고 지적했다.

서방을 중심으로 한 각국 지도자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정치개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공동성명을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은 국민의 분노에 귀를 기울이라”며 “비무장 시민을 향해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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