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완벽주의라는 함정

고린도전서 15장 9∼10절

우리는 완벽주의라는 무서운 함정에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3장 3절에서 “너희가 이같이 어리석으냐 성령으로 시작하였다가 이제는 육체로 마치겠느냐”면서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갈라디아교회 성도들에게 경고했습니다. 완벽, 완전은 좋은 단어입니다. 하지만 완벽주의, 완전주의는 그렇게 좋은 단어가 아닙니다. 심리학자들은 완벽주의자들에 대해 “매사 자기들이 성취할 수 없는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의 잣대로 자기의 성취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완벽주의에는 기쁨과 만족이 없습니다. 성취가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에 대해 실망과 좌절, 슬픔과 고통, 분노를 경험할 공산이 큽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행위에 근거해 우리를 받아주신다면 어디까지 선행을 해야 하는지 판단기준이 모호할 것입니다. 행위 지상주의에 빠지면 종국적으로 하나님을 원망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적잖습니다. 행위로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만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교인이 된 뒤부터 영적으로 완벽해지고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고 있다고 간증한 적이 있습니다. 그가 간증한 뒤 한 여인이 그에게 다가와 “내가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라고 했습니다. 어떤 교인은 지난주는 이 교회, 이번 주는 저 교회를 전전했습니다. 완벽한 교회를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를 본 그의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교회는 없다네. 그러나 자네가 완벽한 교회를 발견하면 절대로 그 교회로 교적을 옮기지 말게. 자네가 그 완벽한 교회를 망치게 되고 말걸세.”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 완벽한 것, 완벽한 교회는 없습니다. 우리는 단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로 구원받고 용서를 받은 죄인들입니다. 성품에서 혹시 남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5장 48절에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완벽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실수할 수 있음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온전해져야 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언급한 것입니다. 이는 최선을 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가나안 땅을 점령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모든 것을 달성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출애굽기 23장 29절 이하에 이렇게 기록돼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땅이 황무하게 되어 들짐승이 번성하여 너희를 해할까 하여 일년 안에는 그들을 내 앞에서 쫓아내지 아니하고 네가 번성하여 그 땅을 기업으로 얻을 때까지 내가 그들을 내 앞에서 조금씩 쫓아내리라.” 무슨 뜻입니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조금씩 차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2장 3∼4절에서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중에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설정한 목표를 다 성취할 수 있다고 자만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로만 우리가 목표 성취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겸손하게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목표지상주의가 아닌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해야 합니다.

이강평 목사(예수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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