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송주명] 일본 민주당은 왜 逆코스로 가나

Է:2011-01-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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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송주명] 일본 민주당은 왜 逆코스로 가나

신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동아시아 정치의 판(plate)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동아시아 정치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미국과 일본에서 자유주의 정권들이 성립되면서, 2010년대는 동아시아 협력의 시대가 되리라 예측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전의 보수정권 시기보다도, 오히려 동아시아 정치는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

2009년 8월 말 일본에서는 55년 이후 지속되어온 자민당 지배가 무너지고 민주당 정권의 새 막이 열렸다. 자민당 정권은 대내적으로는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혁 정책을, 대외적으로는 친미동맹 일변도의 안보내셔널리즘을 추구했다. 동아시아에 대해서는 반중국, 반북한 정책을 취했으며, 특히 역사문제와 영토문제에서는 탈아론(脫亞論)적 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민주당은 신자유주의의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 복지 개념을 도입하고 ‘동아시아공동체’ 형성과 ‘새로운 아시아주의’를 전면에 내걸었다. 특히 대외정책면에서 친미 일변도 정책을 수정해 미국과의 관계를 대등하게 조정하고 중국을 포함한 근린 동아시아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선언은 주변국의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중국 위협에 공약 이행 좌절

그러나 집권 1년이 지난 지금, 민주당의 정책은 180도 전환되고 있다. 재원문제가 일찍이 감지됐던 어린이수당 등 복지정책의 후퇴는 차치하고라도, 관심을 끌던 대외전략은 민주당이 말해오던 것과는 다른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이는 2차대전 후 일본을 점령한 미군이 보여준 소위 ‘역(逆)코스’를 연상시키게까지 한다. 미·일 관계의 재조정 선언은 이미 주일미군 재편성 협상과정에서 실패로 드러났다. 그리고 최근 한반도사태를 계기로 미·일동맹은 정치·군사적으로 대륙을 겨냥한 공세적 동맹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본 민주당은 왜 스스로의 집권 약속을 버리고 역코스로 가고 있는가? 그 배경에는 근대 이래 최초로 대면하는 거대한 중국이 있다. 미국 민주당도 1990년대와 달리 중국을 경제적 위험이자, 정치안보적 위협으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섬나라인 일본은 중국의 정치군사적 영향력 하에서 해양에 고립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 일본 민주당이 아시아로 들어가고(入亞) 싶어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중국이라는 껄끄러운 거인이 가로막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은 ‘방위정책대강’에서 미국 QDR(국방정책점검)의 중국견제정책인 ‘JASB’(Joint Air Sea Battle) 개념을 답습해 ‘동적 억지력’이라는 개념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민주당도 중국 봉쇄정책을 공식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과거 자민당 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다.

사실 일본 민주당의 역코스는 중국과 미·일 간의 구조적 신냉전 에너지가 비등해 동아시아 정치의 맨틀층(mantle)이 들끓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미국과 중국은 당분간 정치적 이유로 파국적인 갈등을 피해가려고 하겠지만, 현재와 같은 가파른 성장이 계속되는 한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객관적인 위협일 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전략 재구축해야

이 불안정한 맨틀층 위에 한반도의 지정학이 위치한다. 한반도는 동아시아 정치의 지각변동을 야기할 힘들이 부딪치는 격동의 발화점이 될 수도 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남북한 관계는 적대적 관계로 치닫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여전히 단호한 응징을 우선하고 있다.

그러나 일면적이고 감정적인 대립정책은 동아시아 각국의 핵무장 경쟁 등 파국적 도미노게임을 부르거나, 때로 상황을 올바로 읽지 못하고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타협’에 속수무책으로 소외당하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 최근 한반도 위기상황을 올바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동아시아 정치의 거대한 판의 변화를 고려하면서 평화, 발전, 통합이라는 미래지향적 가치기준을 일관되게 살려나가는 강고한 평화전략을 재구축해야 할 것이다.

송주명 한신대 교수 일본지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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