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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제성호] 北의 노림수는 ‘주민 없는 연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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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두 가지 점에서 이전의 무력도발과 차이가 있다. 하나는 대한민국 영토를 직접 조준, 포격한 무력공격(침략행위)이었다. 또 하나는 전·평시를 불문하고 준수돼야 하는 민간인 보호 원칙과 과도한 상해, 불필요한 고통을 금지하는 국제인도법을 무시한 채 일반주민을 무차별 공격한 것이었다.

전자는 유엔헌장, 정전협정, 남북기본합의서에 명기된 영토보전·불가침 및 적대행위 금지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다. 후자는 1949년 제네바 제4협약과 2002년 국제형사재판소(ICC) 규정에 저촉되는 전쟁범죄를 구성한다. 그래서 12월 7일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ICC 수석검찰관이 연평도 포격사건을 ‘예비조사’하기로 한 것은 자연스럽다. 형사책임 추궁이 여의치 않다면 통일 후에라도 이러한 ‘정권범죄’를 과거청산 차원에서 엄중히 다스려야 마땅하다.

NLL 분쟁지역화 막아야

천안함 폭침에 이어 북한이 계속 군사모험주의에 기대는 것은 김정일의 ‘선군 총대정치’와 군사대결노선, 곧 정권의 폭력성·호전성 때문이다. 김정은 후계체제 안착을 위한 업적 쌓기용이자 부자세습에 대한 불만을 무마하려는 고육책인 측면도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수정을 강요하려는 정치적 계산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의 배경엔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무력화 전략과 집요한 영토관할권 확대 시도가 있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에 앞서 우리의 정례적인 사격훈련에 대해 그들 ‘영해 내에서의 무모한 도발’ 운운한 것이 그 단서다. 이는 서해5도 주변 수역이 북한 영해라는 것으로 결국 NLL 불인정 논리와 통한다. 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 해양국제법상 모든 도서는 자체의 영해를 가진다. 따라서 서해5도와 북한 연안의 ‘중간선’에 해당되는 NLL을 해상경계선으로 삼은 것은 적절·타당하다.

92년 남북기본합의서 제11조와 불가침 부속합의서 제10조는 새로운 경계선으로 대체될 때까지는 남북한이 각기 관할해 온 구역을 해상 불가침경계선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남북한이 ‘직접 합의’를 통해 NLL을 합법적인 경계선으로 수용했음을 의미한다. 53년 8월 유엔군사령관의 NLL 설정 이래 북한은 20년 동안 이를 묵인해 왔고, 73년부터 간헐적으로 침범하기 시작한 후에도 이 경계선을 존중한 사례가 있다.

84년 북한의 수해물자를 우리 측이 인수했을 때, 93년 국제민간항공기구가 비행정보구역을 NLL에 준해 변경했을 때, 2002년 우리 해군이 연평도 서방에서 항로 착오로 NLL을 월선한 북한 선박을 나포한 후 북측에 인계했을 때 북한은 NLL을 존중했었다. 요컨대 NLL은 남북 간 영토적 경계선으로 ‘응고’ 내지 ‘확립’돼 있다. 따라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NLL은 사수돼야 한다.

자위권 차원 단호한 응징을

앞으로 제2의 서해5도 도발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첫째, 연평도나 우도에 대한 군사도발이나 무력위협을 지속함으로써 이들 섬을 비우게 하려는 공도화(空島化)의 노림수를 사전 차단해야 한다. 현지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정예 병력 증강, 첨단무기 배치, 3군합동 대응체계 완비, 대피시설 확충을 추진하는 한편, 서해5도 특별지원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또 어민들이 하루빨리 어로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둘째, 서해5도 중 하나에 기습 상륙, 점거한 다음 군사회담을 전격 제의함으로써 NLL 변경 협상을 모색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이와 관련, 한·미 정보자산을 최대한 활용, 조기경보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셋째, 해안포격 등 영토 침범에 대해선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 비례성 원칙은 무기 사용의 대칭성이 아니라 ‘피해(결과)의 형평’으로 해석하고, 이런 방향에서 교전수칙을 개정해야 한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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