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의 TV’… 드라마 배경 방송국이 대세?
요즘 방송 현장과 방송인들의 모습을 다루는 드라마들이 늘었다. 아나운서, PD 등 방송인들이 드라마 속 주요 인물로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MBC 아침드라마 ‘주홍글씨’는 드라마 작가인 한경서(이승연)가 자신과 남편의 이야기를 드라마화하는 내용이다. 경서가 쓴 대본을 연기하는 차혜란(김연주)은 톱스타 연기자고, 경서와 혜란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동주(조연우)는 드라마 PD다. 11월 MBC에서 방영될 ‘폭풍의 연인’은 스타 PD 임하라(환희)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KBS 2TV ‘결혼해주세요’, KBS 1TV ‘웃어라 동해야’, SBS ‘대물’에서도 방송국이 주요 배경 중 하나다. ‘결혼해주세요’에서는 인기 아나운서 윤서영(이태임)이 유부남 김태호(이종혁)의 마음을 흔든다. ‘웃어라 동해야’에서는 미모의 실력파 아나운서 윤새와(박정아)가 있다. ‘대물’에서는 대통령이 되기 전 서혜림(고현정)은 아나운서로서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방송국이 드라마를 만들고, 그 드라마 속 인물들이 방송을 제작하고 있는 셈이다. PD와 작가들이 이 처럼 드라마를 통해 그들의 생활 터전인 방송국을 다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국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내용이라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주홍글씨’의 이민수 PD는 지난 8월 제작발표회 때 “현장의 모습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사람들이 극을 집필하고 연기를 한다. 이제까지의 작품 속 직업이나 주인공들의 활동 공간이 박제된 공간인 반면 방송국은 좀더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묘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물’의 제작진도 “물론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방송국은 극의 재미를 위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실제 방송국의 인재와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서혜림이 보도하는 모습이나 보도국장과 치고받는 모습 등이 좀더 생생하게 그려진다”고 말했다.
등장인물의 직업이 남성은 PD, 여성은 아나운서가 많은 이유는 직업이 주는 이미지 때문이다. 15년차 드라마 작가는 “작가는 이름과 직업에서부터 인물의 성격이 드러나길 원하는데, PD나 아나운서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캐릭터를 부각하기 쉽다”고 말했다.
PD는 자유분방하면서도 통솔력이 있는 강한 남성으로 인식돼 있고, 아나운서는 지적이면서 세련된 여성으로 각인되기 쉽다는 것이다.
‘대물’ 제작진은 “원래 서혜림은 미국에서 공부한 인권 변호사 출신이었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거부감이 있을 것 같아 대중에게 친숙하면서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아나운서로 바꿨다. 대신 아나운서 중에서도 보도국 앵커가 아니라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로 설정해 도도하고 세련된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완화하고 소탈한 성격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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