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확산] 원·달러 환율 급반등… 외환시장 手싸움 시작됐나
1110원선까지 밀려났던 원·달러 환율이 갑자기 반등했다. 국내 주식과 채권을 사들이던 외국인이 ‘팔자’ 주문을 쏟아낸 결과다. 그러나 정부와 시장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확전 양상을 보이는 환율갈등에 각국이 대응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달러 환율 급등=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4.80원 오른 113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진 탓도 있지만 그동안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던 역외 투자자들도 달러화 매수에 나선 것도 한몫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주문이 쏠린 배경에는 미국 달러화 등 주요국 통화가치의 움직임이 깔려 있다. 원화가치 상승(환율 하락)을 예상하고 원화로 표시된 국내 채권과 주식을 맹렬히 사들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화 반등에 원화가치가 떨어지자 환차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보유했던 주식과 채권을 판 것이다.
정부와 시장의 표정이 어두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미 원·달러 환율이 연중 저점인 1110원대까지 내려선 상황에서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결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환율 방어 ‘수(手) 싸움’ 벌어지나=이날 시장상황을 지켜본 기획재정부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당국자는 “각국이 (자국 환율을 놓고) 굉장한 수(手) 싸움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첨예해지는 환율갈등에 원화가치의 변동성이 커지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실제로 각국 정부의 외환시장 관련 발언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날 일본 재무상이 엔화가치 급등과 관련, “필요할 경우 개입을 포함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한 데 이어 태국도 바트화 강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외국인의 채권 투자에 15%의 원천징수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우리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외국인의 국내채권 투자분에 대한 원천징수 면세혜택 폐지를 소관부처와 검토하겠다는 발언에 시장이 요동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외국인자금 조절과 관련해 정부가 쥔 카드는 채권투자 원천징수세 부활 외에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의 외화유동성 규제, 외화자산 매입 등으로 시중에 풀린 외화 유동성을 조절하는 불태화(sterilization) 정책 등이 있다. 그러나 실제 도입효과에 대해선 정부 내에서조차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원천징수세의 경우 없던 세금을 새로 부과하는 게 아니라 해외 투자자에게 준 혜택을 거둬들이는 것이지만 이견이 많다”며 “각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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