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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홍현익] 북한 정권을 책임지고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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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문제가 있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석 달 동안 두 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총체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가운데 당 대표자회를 열어 정권 후계체제를 구축하는 작업에도 차질을 빚는 등 북한 정권은 체제 유지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으나 진통을 겪는 모습이 완연하다.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지명되든, 그의 후견인들의 정치적 기반만 강화되든 김정일의 건강이 불확실해진 이상 3대 세습과 김정일-정은 과도기적 양두체제가 출범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전략적 기로에 처한 남북한

문제는 북한의 새 지도부가 어떤 통치 노선을 택할 것이냐다. 먼저 핵실험과 천안함 사건의 여파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강력한 제재에 직면해 있는 데다 식량난, 에너지난, 외화난, 원자재난, 교통난 등 총체적 경제위기에 처해 있으므로 동맹국 중국 지도부도 권고하는 개혁·개방 노선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정권 유지에 전념하고 있는 김정일이 빈곤으로 붕괴한 나라가 역사상 별로 없고, 고르바초프가 섣불리 개혁에 나섰다가 소련이 붕괴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보다 쉬운 방법으로 중국에 더욱 의존하면서 핵무기를 보유하고 남북 대결 상황을 조장해 주민들을 자력갱생 노선으로 내모는 주체-선군의 공안통치를 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조적으로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는 한국이 2050년 일본을 능가하는 세계 5위 선진·복지 통일국가를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임기 후반부에 접어든 현재 한반도 평화 회복과 정착이 급선무이고 현 정부의 정책이 지속된다면 통일은 경착륙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특히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의뢰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통일비용 분석은 경착륙 통일 시 연착륙 통일보다 30년간 2100조원이 더 들 것으로 판단함으로써 우리의 대북 전략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야 함을 명확히 보여줬다.

정부는 그간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견지해 왔다. 온 국민이 북한의 버릇이 고쳐지기를 2년반 동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왔다. 이제까지는 북한의 2차 핵실험, 천안함 도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관계 단절, 북한의 대중 의존 증대 및 자원 유출을 보아왔고 현재는 북한의 체제 위기와 대화 공세를 지켜보고 있다. 이제는 작더라도 결실이 나오거나 나올 전망이라도 보여야 할 시점이 됐다. 그런데 우리의 대북 압박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려면 북한 무역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적극적 협력이 최소한의 필요조건인데 천안함 사건 이후 한·미·일 3국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오히려 북한 체제 유지를 돕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특히 미·중 관계가 경색될수록, 동북아에 군사대립 구조가 강화될수록 중국은 북한 비호에 나설 것이다.

중국의 적극적 협력 필요

따라서 현재 남북한 정권 모두가 전략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냉전시대와 달리 현재 우리의 경제력이 북한보다 50배 이상 큰데다 북한은 전면적인 체제 위기에 처해 있으므로 우리 정부는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자신감에 입각, 주도권을 잡고 북한 정권이 선군·핵개발-남북대결-자력갱생의 길을 택하지 못하도록 책임감 있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재 미국과 중국에 9대 1 정도로 부여하고 있는 외교 노력을 7대 3 정도로 개선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중국이 대북 압박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중국 정부가 원하고 오바마 행정부도 이제는 시도해보고자 하는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 정권이 남북 경협-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개혁·개방 노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좀더 적극적이고 용의주도한 능력을 과시해야 할 것이다.

홍현익(세종연구소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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