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 시사풍향계

[시사풍향계-안광찬] 이제 軍에 격려와 성원 보낼 때

[시사풍향계-안광찬] 이제 軍에 격려와 성원 보낼 때 기사의 사진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군의 대처를 믿고 기다릴 수는 없었던 것일까. 군을 나무라면서도 사기를 생각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요즘 국가적 관심사로 등장한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온갖 억측들이 난무하는 것을 보면서 갖는 느낌이다. 아직까지 민·군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참사 발생시각 외에 최종적으로 밝혀진 사실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확인되지도, 확인할 수도 없는 의혹들이 증폭되면서 군이 질책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수십 년간 군문에서 국토 방위에 진력해온 필자는 이런 상황이 불가피했을까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선 아직 실종자들을 다 찾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애석함이 크다. 국민 누구나, 군인 모두가 그런 마음이다. 더불어 고(故) 남기훈·김태석 상사, 그리고 구조작업 중 영웅적인 최후를 맞은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빈다. 그들의 죽음은 조국의 산하를 지키는 밑거름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합동조사 결과 기다리자

그러나 이번 참사에 대한 엄청난 보도물량 가운데 사실에 부합한 내용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기껏 생존 및 실종 인원, 그리고 함정 상태와 인양계획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 같은 부실보도가 모두 언론의 책임만은 아니다. 이런 상황이 오기까지 군의 초기 대응이 미흡한 것도 일조했기 때문이다.

언론의 추측성 보도에 대해 단발성 해명에 급급한 모습이 그랬다. 해상작전이 지상작전과 얼마나 다른 환경에서 이뤄지는지, 해상사고를 규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바다를 잘 모르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했는데도 소극적 수준에 머물렀다.

또 다른 문제점은 그런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주지도 못하면서 작전사항에 관한 보안을 지키지 못한 점이다. 군으로서는 어려운 선택이었겠지만 군의 대비태세와 작전체제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여기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여론의 엉뚱한 방향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싶다. 여론의 비상한 관심은 당연하지만 천안함 침몰을 마치 수사관들이 ‘공개수사 중인 흉악범죄’에 대한 실마리를 추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다 자기중심적 결론을 내리고 인터넷을 통해 마구 전파한다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해결하는 데 장애가 될 뿐이다.

앞으로 사고원인은 선체가 인양된 이후 종합적인 분석과 조사를 통해 규명될 것이다. 정부는 명확한 조사를 위해 외국의 전문 조사팀을 포함한 대규모의 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운영 중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어느 누구도 결과를 부인할 수 없도록 조사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이제 군의 노력을 격려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차분히 결과를 기다릴 때다.

군비태세 강화 전환점 돼야

최종 조사결과를 보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특별히 유념해야 할 것은 국토방위라는 임무수행에 진력하고 있는 전체 군의 사기까지 저하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가 없는 군은 존립하기 어렵다. 군 스스로도 의기소침하기보다 천안함의 탐색과 구조, 인양과정을 통해 드러난 군비태세의 문제점을 새롭게 점검하고 향상시키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더욱 강한 국방력을 갖추기 위한 전환점으로 삼기 바란다.

천안함 참사는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렇다고 불행의 뒤끝에서 남만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힘을 합쳐 극복하고 다시금 우뚝 서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저력 아닌가. 이번 사건을 국가위기 관리체제를 돌아보는 거울로 삼아 유사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희생자들의 정신을 받드는 길이자 이번 참사의 교훈이다.

안광찬 인하대 초빙교수 (前 비상기획위원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