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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세종문화회관 착공으로 밀려날 여의도공원 녹지 공간 서울시민의 여백과 리듬마저 함께 무너져 버릴 위기 처해 부유층 부동산값만 상승 호재 종묘 인근 고층 빌딩 계획도 문화유산 보호 주장과 충돌 도시의 가치와 품격 재고할 때 서울 공기가 다시 거칠어지고 있다. 한쪽에선 고층 빌딩이 천년 유산의 하늘을 가리려 하고, 다른 쪽에선 공사장 펜스가 도심의 숨구멍을

2025-11-12 00:50

서울 종묘 앞 세운상가는 ‘세계의 기운이 모이는 곳’이란 뜻의 야심찬 작명 아래 1960년대 들어섰다. 전쟁 후 형성된 판자촌과 사창가를 ‘나비 작전’(성매매 남성을 나비에 빗댄 단속 정책)과 함께 철거한 뒤 종로에서 퇴계로에 이르는 길쭉한 상가군을 세웠다. 당대의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하고 박정희 대통령이 준공 테이프를 끊은 국내 첫 주상복합단지였지만, 기운이 모이다 말았는지 서

2025-11-12 00:40

칠십 평생 취미도 없이 맞벌이로 일만 한 엄마가 어느 날 수줍게 부탁했다. “임영웅 콘서트에 한번 가볼 수 있을까?” 하루하루 살기 바빠 연예인엔 관심조차 없던 엄마가 ‘임영웅 팬’이 된 지 벌써 수년째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그저 좋고, 마음에 위안이 된다고 했다. 딸로서 별다른 도리가 있나. 호기롭게 예매에 나섰다. 처음엔 자신만만했다. 학창 시절부터 콘서트와 뮤지컬,

2025-11-12 00:38

모르는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 했지만…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없다는 걸 이제 알았다 21살 여름방학 때다. 통신사 대리점에서 일했다. 지나는 사람 붙들어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일이었다. 기본급 조금에 휴대전화를 판매한 만큼 성과급을 준다고 했다. 한 달에 5대만 팔아도 어지간한 아르바이트보다 괜찮을 것 같았다. 한 달에 5대라, 그럼 6일에 1대만 팔면 된단 얘긴데? 설

2025-11-12 00:35

짙푸른 녹색 잎이 언저리서부터 바래지더니, 온 산을 노랗고 발갛게 물들였다.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이지만 손바닥보다 작은 단풍잎들이 만들어낸 경관은 처음처럼 새롭고 경이롭다. 봄여름 부지런히 잎을 내어 숲을 가꾸던 나무가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잎을 툭툭 벗어던진다. 먼저 대지로 내려온 나뭇잎들은 꽃도 아닌 것이 미려한 빛깔로 길을 가꾸고, 가지를 붙들고 살랑살랑 몸 흔드는 나뭇잎

2025-11-12 00:33

가을이 영글어간다. 은행나무는 땅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감나무 가지에는 까치밥으로 남겨둔 몇 개의 감이 바람에 흔들린다. 자연은 한 해의 수고를 정직하게 열매로 보여준다. 바람과 비를 견디며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시간이 모여 이룬 값진 결실이다. 사람의 일상도 다르지 않다. 한 해를 마무리하느라 저마다 성실한 시간을 보낸다. 농가에서는 주렁주렁 맺힌 사과를 정성껏 따고,

2025-11-12 00:32

교육·연구 소홀해도 페널티 없고 성과 내도 인센티브 미미한 현실 프로처럼 철저한 보상주의 도입 대학 체질 바꿔야 서울대급 가능 정부와 국회, 거점국립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내년 예산을 둘러싼 익숙한 공방처럼 보이지만 이번에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단순한 예산 쟁탈전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국립대 교수 사회의

2025-11-12 00:07

‘합종연횡’의 연횡 전술을 만든 중국 전국시대 지략가 장의는 초나라 왕과 만찬을 하다 옥구슬 절도범으로 몰려 600대의 태형을 받았다. 이는 역사에 기록된 1인 최다 태형으로 알려졌다. 태형으로 비참해진 몰골을 보고 우는 아내에게 “혀만 성하면 된다”고 다독인 일화는 유명하다. 조선시대에 운영된 5가지 형벌 중 첫 번째가 경범죄자 대상 태형이었다. 1920년 조선총독부가 문화통치

2025-11-11 00:40

유튜브 조회수 겨루는 국감장 국민 대신 카메라 택한 의원들 자극적 장면과 발언 내놓으면 후원금 늘고 공천 경쟁력 상승 정치, 카메라 앞 열정 아니라 국민 앞에 책임 회복해야 한다 올해 국정감사는 유튜브에서 조회수를 겨루는 무대로 변했다. 정책 질의 대신 고성과 욕설, 합성사진과 몸싸움이 오갔고, 그 장면들은 순식간에 편집돼 쇼츠로 퍼져나갔다. 국회의원들은 국

2025-11-11 00:38

정년연장 법제화가 정치권의 최대 이슈와 쟁점이 되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정상 수급 개시 나이가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바뀌는 만큼 법적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높이려 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법적 정년연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핵심 정책과제다. 배경으로 3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먼저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나이차에서 오

2025-11-11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