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4월5일 부활절은 한국기독교사에 영원히 기억돼야 할 역사적인 날이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인천 제물포항에 상륙,개신교 시대를 열어갔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계통 개혁파 신학교 출신 언더우드와 드루신학교 출신 아펜젤러는 1883년 10월 미국 하트퍼드에서 열린 전국신학생연합회 집회에 참석,선교사로 헌신하고 1년5개월여 후 한국을 찾았다.이 땅의 젊은이들은 이들 서구선교사의 의료 및 교육 선교를 통해 서양문화와 기독교에 대해 새롭게 눈을 떴다.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된 한국 학생운동은 구한말과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반봉건 반외세 운동의 중심축이 됐다.
◇해외 학생선교운동의 열매인 내한 선교사들=미국의 학생자원운동(SVM)을 통해 배출된 선교사들은 한국 학생선교운동의 단초를 제공했다. 존 R 모트가 1910년 SVM 로체스터국제대회 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1886년부터 1909년말까지 한국에 파송된 SVM 출신 선교사는 201명에 달했다. 1919년 SVM 통계에는 당시 일본과 한국에 파송된 SVM 출신 선교사가 987명이라고 기록돼 있다.
1902년 SVM 토론토대회에서 유진 벨 선교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준비된 나라로 한국을 꼽고 선교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언더우드는 한국에서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도자 부족을 들었다. 특히 존 R 모트는 1907년 2월9일 한국을 방문한 이래 YMCA가 세워질 수 있도록 적극 도왔다.
존 R 모트가 한국의 한 집회소에서 강연할 때의 일이다. 2500여명의 젊은이들은 강연시작 2시간전부터 자리를 지켰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강연장에 들어오지 못한 청중이 3500여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그들은 강연장 밖에서 3시간30분 동안 모트의 강의를 들었다. 그때 200여명의 젊은이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될 것을 결심했다. 당시 통역을 맡은 사람이 미국 반더빌트대 출신 윤치호였다.
모트는 이 사건을 체험한 뒤 한국을 ‘곡식이 익은 선교의 밭’이라고 결론 짓고 만일 선교 사역이 지속된다면 한국이야말로 비기독교세계에서 기독교 국가가 되는 첫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언까지 했다.
◇민족주의 운동의 단초 제공=광복 전 한국의 학생운동은 민족주의적 성향을 띨 수밖에 없었다. 특히 YMCA를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에 기독학생들이 앞장섰다. 즉 기독교는 한국의 지성인들과 청년들에게 오아시스의 샘처럼 작용했다.
기독교와 독립운동,민족 계몽운동은 자연스럽게 연계됐다. 1896년 배재학당 교장인 아펜젤러는 의사 서재필을 초청,학생들에게 강의하도록 했다. 강의 시작 6개월만에 최초의 기독교 청년학생회인 ‘협성회’가 조직됐다. 협성회는 매주 토요일 오후 공개적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시 협성회 토론에서 사용하던 구두표결 진행방식,예를 들면 “가(可)하면 ‘예’ 하시오. 부(否)하면 ‘아니오’ 하시오”라는 가부를 묻는 방식이 이때 고정됐다.
또 기독학생들은 개척교회와 주일학교의 주축이 됐다. 1909년 평양 숭실학교 학생회는 당시 3학년생인 김형제 군을 제주도 선교사로 파송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아직까지 선교 및 교육의 대상이었다. 당시 젊은이들은 미래 민주주의의 기초인 자유를 기독교를 통해 배웠고 잔인한 일본제국주의를 거부한 민족주의 운동의 근거를 기독교와 교회에서 찾았다.
그러자 일제는 1910년 ‘105인 사건’을 만들어 기독교를 탄압했다. 그러나 105인 사건은 한국의 인권상황을 전세계에 알리는 최초의 사건으로 승화됐다. 일제는 끊임없이 기독학생운동을 막으려고 애썼다. 사립학교령을 공표,학생운동을 위축시키도 했다. 1935년 YMCA 내부인들을 매수,YMCA를 분열시켰던 유신회 사건도 일으켰다.
이에 기독학생들은 ‘하령회’를 통해 연합운동을 주도했다. 학생들이 방학을 이용,서로의 친목과 교양을 높이고 국내 명사들을 초청,강연회 및 사경회를 가지면서 학생YMCA운동이 전국 학교에 들불처럼 번져갔다. 이렇게 축적된 역량으로 기독학생들은 민족공동체를 회복시키는 중심 세력으로 서서히 등장할 수 있었다.
함태경기자
■한국선교에 평생 언더우드선교사…아들 증손자까지…4대 이은 한국사랑
“주여!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메마르고 가난한 땅,나무 한 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은 옮겨와 앉았습니다…보이는 것은 고집스럽게 얼룩진 어둠뿐입니다. 어둠과 가난과 인습에 묶여 있는 조선사람뿐입니다…주여! 오직 제 믿음을 붙잡아주소서.”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1859∼1916년) 선교사의 기도문이다.
1885년 언더우드 선교사는 일본 요코하마를 거쳐 우리나라 제물포항에 도착,이틀을 지낸 뒤 포크 주한 미국 대리공사의 안내를 받으며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서 앨런 의료선교사의 사역장인 광혜원의 과학교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앞서 한국을 잘 알지 못했지만 이수정이 쓴 ‘선교사 유치운동에 관한 글’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언더우드는 틈나는 대로 한글을 공부했다. 아펜젤러가 배재학당을 개교한데 이어 그는 1886년 길거리에 버려진 아이들을 중심으로 ‘예수교학당’을 열었다. 어린이들을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로 여겼다. 의식주를 해결해주며 예수님의 사랑을 가르쳤다. 예수학당은 훗날 경신학교(현 경신중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언더우드는 S A 마펫(한국명 마포삼열) 선교사에게 학당장직을 맡기는 등 다른 선교사들을 배려하는 마음씨도 보였다.
이와 함께 언더우드는 1887년 서울 정동장로교회(현 새문안교회)를 세운데 이어 경기도 양주군 양평군 김포군 시흥군 등지에 교회를 설립했다. 아울러 그는 인재 양성에도 힘썼다. 김규식 박사는 언더우드의 주선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1897년 버지니아주 로녹대학교에 입학,6년간 줄곧 평균 92점의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다. 도산 안창호도 언더우드의 사상을 이어받았다.
1912년 언더우드는 연희전문학교 설립을 위해 모금차 미국으로 떠나갔다. 몸이 많이 쇠약해졌지만 미 북장로교회 해외선교부를 방문,대학 건립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5만2000달러를 후원받은 언더우드는 미 남·북감리교회 서울 주재 선교사들과 캐나다 장로교회 선교부 등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었다. 1915년 3월5일 학생 60명과 교직원 18명으로 경신학당 대학부(현 연세대)는 시작됐다. 하지만 총독부 학무국은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언더우드는 건강 회복을 위해 이듬해 4월 미국으로 떠난 뒤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한국 사랑은 아들 원한경,손자 원일한 원요한 등에 이어져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함태경기자
■“학생·청소 선교동력화 인터넷선교서 찾아야”…미션미드선교회 김태한목사
“교회교육이 생활교육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교회교육이 연속적이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1주일에 한번,그것도 1∼2시간 동안 이뤄지는 교육에 많은 기대를 건다는 자체가 교회와 교사의 욕심이지요.”
인터넷선교단체를 이끌고 있는 김태한(미션씨드선교회·39) 목사는 청소년 대학생들이 1주일에 6일은 건강치 못한 인터넷 세상문화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교회가 365일 인터넷을 통한 재미있는 교회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면 대안세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목사는 “그들의 언어로 전방위적 교감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며 “6일은 온라인에서 만나 새로운 문화 언어로 말씀을 가르치는 한편 주일은 오프라인에서 연속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학생 청년들이 해외선교운동의 모판인 것은 세계선교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한국 교회가 학생 청년들을 선교동력화하기 위한 모델을 인터넷선교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청소년 대학생 청년 성인 등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미션씨드선교회 홈페이지(http://missionseed.net)를 마련했다. 홈페이지는 온?오프라인 통합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선교사와의 전천후 협력네트워크까지 구축할 작정이다.
김 목사는 우선 ‘컬러 어린이성경’ ‘현대인의 성경’을 토대로 인터넷에서 검색 가능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인터넷 성경검색’ 사이트를 개설했다. 삽화와 캐릭터를 가미,검색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비주얼과 오디오를 결합,성경의 지명과 식물 등에 대한 관련사진 및 설명을 담는 것도 계획중이다.
그는 묵상에 대해서도 지평을 넓히고 있다.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목회서신을 담고 있는 묵상코너는 성경의 목회서신 감동을 현재까지 이어지게 하려는 그의 바람이 녹아들어 있다. 또 목회일기도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목회자의 삶과 생각을 반추하며 신앙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밖에 드라마QT 포토큐티 부부묵상 3분설교 등 다양한 콘텐츠도 눈에 띈다. 홈페이지를 통해 보는 것과 더불어 이메일을 통해 무료로 내려받을 수도 있다.
함태경기자
[세계 청년·학생선교운동의 어제 오늘 내일] (9) 한국학생선교운동의 여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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