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면 꼭 나오는 이야기가 주가, 환율, 부동산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주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2019년 이후 2021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올랐는데, 2019년에 비해 지난달 말 기준 55.4% 상승했다. 일본의 경우 2019년 말에 비해 91%, 올해에만 31.4% 상승을 기록했다. 유럽의 상승률은 59.3%, 중국은 13.9%다. 반면 우리나라 주가지수는 2019년 말에 비해 43% 상승했는데, 올해에만 71.2%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지난해 말까지 하락하고 있었고, 올해 상승폭이 높았다. 미국이나 일본의 주가지수는 계속 상승했고, 국내 주식시장은 올해 후발주자로 따라가면서 상대적인 저평가가 해소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국내 주식시장 상승에는 대부분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제도나 유동성 등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해만 해도 ‘국장(국내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많은 국내 투자자가 환율이 오를 정도로 미국 등에 장기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및 해외 주식 투자자는 1400만명이 넘었다. 이런 중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상승세가 시작됐다. 거기에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 충실의무 등 기업윤리를 강조하면서 국내 기업을 일부 믿게 된 측면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올라 수익을 주는 기업이라도 쪼개기 상장, 물적분할, 합병 등으로 이상한 결과를 내놓으면 장기 투자는 하기 어렵다. 그리고 코스피 5000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각종 정책이 나오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상승 여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도 주가 상승의 바탕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돈이 풀렸고, 금리가 매우 빠른 속도로 낮아졌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었다. 미국은 코로나19가 끝나고 양적완화로 풀린 돈을 회수하고, 금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금리가 먼저 빠른 속도로 내렸다. 따라서 시중에 풀린 돈이 예금으로 가지 않았고, 마이너스통장 등을 활용한 투자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다. 투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식이나 코인, 금, 그리고 부동산에 투자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부동산에 접근하기 어렵다면 이전 단계에서 주식, 코인, 금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추후 부동산으로 대출과 함께 옮겨 가게 된다. 따라서 모든 금융 자산과 부동산 자산의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동산 자산 가격 상승은 수요가 억제됐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곳에 공급을 과다할 정도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환율은 계속 상승했고, 최근 또 상승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하락 추세인데 원화는 약세를 나타내는 기현상이 지난해 말 등장했다. 해외 주식 투자도 환율에 영향을 준다. 해외로 주식 투자를 하면 달러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에 원화는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 최근처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해 달러로 전환해도 원화는 약세를 보인다. 물론 장기적인 관세 요인도 존재한다. 국내 금리가 낮고, 성장률이 주요국보다 낮으며, 물가상승률이 해외보다 높다면 환율은 약세일 수밖에 없다. 이론적으로 환율이 높으면 순수출은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관세 문제로 수출에 제약이 걸리면 수출은 증가하지 못하고 수입물가는 상승하게 되고, 기업의 실적과 성장률은 낮아지게 된다. 즉 자본시장의 문제가 실물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 등의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은 서로 영향을 미치게 되며, 국민의 생활에도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에 정부는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정책 등을 펼칠 필요가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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