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초대 집권여당 대표를 뽑는 8·2 전당대회가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청래·박찬대 후보가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주말 내내 호남권에서 수해 복구 활동을 하면서도 권리당원 표심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을 이어갔다. 둘은 후보 간 비방전을 최소화한 선거를 내세웠지만 막바지로 갈수록 상대를 향한 견제성 발언을 쏟아내며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박 후보는 27일 “당대표가 된다면 당 기여도와 충성도 등 당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방식으로 컷오프(공천배제) 혁신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일각에서 제기한 노컷공천 주장은) 무자격자의 난립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공천 개혁이 아닌 구태정치의 부활”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정 후보가 “억울한 컷오프가 없는 노컷 당대표가 되겠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무자격자, 퇴출 대상자는 후보자검증위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그들이) 환호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무자격자를 현혹할 의도는 없다”고 맞받았다. 그는 박 후보가 각을 세우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저는 각을 세우지 않겠다”고 적기도 했다.
전날 정 후보가 페이스북에 “협치보다 내란척결이 먼저다. 사람을 죽이려 했던 자들과의 협치를 함부로 운운하지 말라”고 적은 것도 박 후보가 지난 16일 당대표 선거 TV 토론회에서 집권여당 대표로 야당과의 협치도 추구하겠다고 한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폭우 피해를 이유로 호남과 수도권 순회 경선을 미루면서 전당대회는 중간 평가가 없는 깜깜이 기간으로 돌입했다. 정 후보가 대세론을 굳힐 것인지,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 마음) 마케팅과 강성 당원 구애 투트랙 전략을 펴는 박 후보의 뒤집기가 성공할 것인지가 관전포인트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혐의로 기소된 자들을 심판해야 할 법정이 오히려 내란 세력의 은신처로 전락하고 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판사를 지목했다.
박 후보 측 A의원은 통화에서 “예정대로 선거가 진행됐다면 ‘정청래 흐름’으로 갔을 텐데 내달 2일 통합 전당대회로 바뀌면서 당원들이 누가 당을 위해 더 일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박 후보에게 주는 형국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박 후보가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공개 촉구한 점을 언급하며 “중요한 결정에 있어 결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보여줬다. 반전의 기회가 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초반 충청·영남권 경선 권리당원 투표에서 대승한 정 후보 측은 사실상 대세가 굳어졌다고 보고 흐름대로 간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 측 B의원은 “정 후보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개혁의 당대표, 힘 있는 당대표 기조대로 갈 것”이라며 “당심만 믿고 간다”고 강조했다.
김혜원 성윤수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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