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장마가 12일 제주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일찍 내리는 장맛비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이른 장마로 기록될 예정이다. 비는 13일 밤부터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국적인 장마 시작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12일 새벽부터 제주도에 올여름 첫 장맛비가 내리겠다고 11일 예보했다. 제주 지역 장마는 평균적으로 6월 19일에 시작한다. 이번 장맛비는 2020년(6월 10일)과 2011년(6월 10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이른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세 번째로 이른 장마 기록은 1998년 6월 12일이었는데, 기상청 분류 기준은 최근 기록을 더 높은 순위로 올린다.
장마 시작 여부는 정체전선의 형성 유무와 강수량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기상청의 ‘장마백서’에서는 정체전선에 의한 비가 3일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장마 시작이라고 정의한다. 일본 남동쪽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고기압 가장자리에 형성된 정체전선이 12~14일 제주 지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12일부터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좁은 형태의 정체전선은 일종의 ‘강수띠’를 만들어 제주에 비를 뿌릴 전망이다. 12~13일 제주 지역에 예상되는 장맛비의 양은 20~60㎜, 많은 곳은 80㎜ 이상이다.
기상청은 13일 밤부터 정체전선이 이동하면서 비가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3~14일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 5~10㎜, 전라권과 경상권 5~40㎜다. 14일 새벽과 오전에 비가 가장 많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와 남부 일부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내려질 수도 있다. 다만 기상청은 “중부와 남부지방의 경우 정체전선의 위치 변동성이 커 장마로 선언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베트남 다낭 동쪽 약 580㎞ 해상에서 1호 태풍 ‘우딥(WUTIP)’이 발생했다. 올해 첫 태풍이다. 우딥은 마카오가 제출한 이름으로, 나비를 의미한다. 우딥은 14일쯤 중국 내륙에 상륙한 뒤 소멸할 전망이다.
우딥은 국내에 직접적 영향은 없지만 15~16일 내리는 비에는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상청은 15일 북쪽으로부터 큰 규모의 찬 공기가 남하하며 태풍이 밀어올린 정체전선과 만나 다시 비구름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체전선의 위치에 따라 남해안 부근에도 15일부터 비가 내릴 수 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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