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체험 넘어 세상으로 나아가 행동하라”

Է:2025-06-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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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세계오순절대회를 가다

97개국서 목회자등 4600여명 참석
성령체험 강조하던 오순절 교단, 실천 주문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인권운동가 드니 무퀘게 박사가 4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아이스홀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오순절대회(PWC)에서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이라는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PWC 제공

“세계가 분열과 전쟁에 휩싸이고 진리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도덕적 리더십이 절실한 시대에, 교회가 말씀과 영적 체험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정의와 평화를 실천함으로써 예언적 힘을 나타내야 합니다.”

4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아이스홀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오순절대회(PWC) 첫날,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인권운동가 드니 무퀘게 박사가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이라는 주제 발언자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콩고 내전 과정에서 벌어진 잔인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치료하고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2018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그가 “600만명 넘는 사망자, 50만명 이상의 성폭력 피해자가 있음에도 국제사회는 천연자원 거래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교회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자 전 세계 97개국에서 온 4600여명의 목회자와 활동가들이 귀를 열었다.

무퀘게 박사는 “국가가 실패한 자리에서 교회가 역할을 해야 하며, 행동으로 복음을 살아내야 한다”며 “하나님 나라는 교회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오순절 공동체가, 그만큼 각 분야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나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하나님의 속성을 입은 존재인 우리가 사랑과 공의를 실천함으로써 세상에 빛을 비춰야 한다는 것이다.

“가서 제자 삼으라(Go & Make!)”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선 오순절 교단이 강조해온 성령체험의 뜨거움을 넘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을 주문하는 실천적 목소리가 이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오순절 운동이 재부흥의 시기를 경험하고 있고, 특히 다음세대 안에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는 지금 교회 안의 부흥에 만족해선 안 된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양적 성장이 아닌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일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이날 개막 예배 설교를 맡은 릭 워렌 목사도 “다음 세대, 특히 Z세대 안에서 새로운 부흥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며 “관객이나 청중이 아닌 제자와 사역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들백 교회 창립자이자 책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그는 오순절교단 목사는 아니지만 청소년 시절 전도에 온 몸을 던졌던 경험을 바탕으로 청중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개막예배 설교를 맡은 릭 워런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그는 '세상 끝까지 복음을 알리자'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부흥은 거대한 건물이 아닌 한 사람의 순종에서 시작된다"며 개인의 헌신과 공동체 연대를 당부했다.

'인간으로 오신 예수'라는 주제 발언에 나선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예수가 인간의 몸으로 와 보여준 기적이 수천년 전 역사 속에 박제된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인간의 몸으로 오신 예수님이 보혈로 우리를 치유하신 기적은 지금도 살아 있고 영원히 동일하다. 그 보혈을 의지함으로써 우리 안의 병, 사회의 상처가 치유되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며 청중과 함께 '주여 고쳐주소서'를 외쳤다.

이날 현장에서는 참가자들이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기도하며 '새로운 성령 세대'를 위해 헌신을 결단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첫날 마지막 무대에 오른 세계오순절협회(PWF) 윌리엄 윌슨 총재가 "오순절 운동은 성경적인(Biblical), 전도적인(Evangelistic), 예언적인(Prophetic), 초자연적인(Supernatural) 운동"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다시 불을 지필 때"라고 선언하면서다.

PWC에 참석한 청중이 손을 들어 함께 기도하는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그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방언 체험과 치유 사례에 대한 간증을 이어가면서 "성령의 능력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도 일어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윌슨 총재는 특히 예수님 부활 2000주년인 2033년까지 '모든 민족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자'는 오순절 캠페인을 설명하며 "우리가 연합하여 주님 앞에 가장 위대한 선교적 결과를 드리자"고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PWC 공식 행사는 오는 6일까지 진행되며 7일에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특별 전도 행사인 '더 센드(The send)'도 열릴 예정이다.

헬싱키(핀란드)=글·사진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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