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형 공대공 미사일의 실사격 모습을 공개했다. 전투기에서 공중 목표를 요격하는 공대공 미사일은 기술 개발이 어려워 우리 군도 개발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해당 기술도 이전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제1공군사단 예하 비행연대를 찾아 비행대들의 반항공(방공) 전투 및 공습 훈련을 지도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북한은 구형 전투기인 미그-29에서 신형 공대공 미사일과 활공유도 폭탄을 발사해 순항미사일, 무인기 표적 등을 추적해 격추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신형 공대공 미사일은 북한이 2021년 국방발전 전람회 ‘자위-2021’ 행사장에서 처음 공개했던 것과 외형이 유사한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의 능동유도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 중국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PL-12’와도 흡사했다. 공대공 미사일은 우리 군도 개발 초기 단계일 정도로 어려운 기술로 평가된다. 최근 러시아 파병 등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받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외형이 비슷한 중국의 PL-12 역시 러시아 측 기술 이전을 받은 것이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은 공대공 미사일 체계통합 기술을 확보한 것 같다”며 “최근 러시아와 군사 협력에 따른 기술 이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 공군이 미그-29 탑재용으로 개발했던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R-27이나 R-77을 북한이 본인들 방식으로 개량한 모델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대공 미사일이 격추한 모의 표적은 ‘북한판 우란’(kh-35)으로 불리는 대함미사일과 가오리 형상의 무인기 2대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군이 개발 중인 저피탐(스텔스 기능 최대화) 가오리형 무인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드론 대응 훈련에 집중하며 남한을 겨냥한 실전 훈련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현대전의 교훈을 반영해 군사 준비 태세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목표가 담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공중 재래식 전력을 현대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내년부터 새롭게 추진할 국방력 발전 계획에 ‘공군 현대화’를 구체화할 수 있다”며 “특히 러시아와의 협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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