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2일 대선 경선 후보 8인 중 1차 컷오프(예비경선) 관문을 통과할 4인을 발표한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 사실상 ‘3강’ 구도를 굳힌 상황에서 나경원 안철수 후보가 ‘2중’으로 추격 중이다.
구(舊) 여권은 나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반탄’(탄핵 반대)과 ‘찬탄’(탄핵 찬성) 민심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누가 네 번째 티켓을 쥐게 될지가 남은 경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1~22일 이틀에 걸쳐 2차 경선 진출자 4명을 추리기 위한 ‘100%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이번 조사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돼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득표율이나 순위는 공개하지 않는다. 결과는 22일 저녁 발표된다.
4강행을 두고 경쟁 중인 나·안 후보는 1차 컷오프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까지 설전을 벌였다. 안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나 후보가 포함된) 경선 B조 토론은 ‘역대급 자폭 토론’이었다”며 “전광훈당으로 가서 경선하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남의 둥지에 알 낳고 다니는 뻐꾸기 그만하시고, 차라리 탈당해서 안철수당 만들어 갈 길을 가시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이날 대구시당 기자회견에서도 나 후보를 겨냥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본인에게 대선에 나가라고 했다면서 흘리다가 토론에서 막상 불리하니 윤 전 대통령을 언급하지 말라니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나 후보는 “급하신 것 같다”고 응수했다. 또 “(제가 다른 후보보다) 중도층 호소력이 낮다는 건 편견”이라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론조사에서 본선 경쟁력을 염두에 둔 전략투표 경향이 발견된다면 남은 경선 과정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도층 소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안 후보, 보수 통합을 강조하는 나 후보 중 누가 4인 경선의 문을 닫고 들어가는지가 향후 경선 과정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른 후보 캠프도 누가 제4의 후보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 후보가 올라올 경우 찬탄파인 한 후보를 반탄파 김·나·홍 후보가 ‘3대 1’로 포위하는 형국이 되고, 안 후보가 되면 한·안 후보와 김·홍 후보의 ‘2대 2’ 대결 구도가 만들어진다.
한 경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 후보 입장에서는 찬탄파라는 차별성을 부각하며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고 싶을 것”이라며 “오히려 나 후보가 올라오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캠프 관계자는 “홍 후보는 안 후보가 올라오는 게 나을 수 있다. 나 후보가 올라오면 반탄파 표가 나뉘고 한 후보 체급만 오히려 키워주는 상황이라고 볼 것”이라고 전했다. 김 후보 측은 “누가 올라오든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자창 정우진 성윤수 기자 critic@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