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많은 ‘○○코어’ 패션 트렌드가 반짝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과 매치해 입는 블록코어 트렌드는 확산 추세다. 블록코어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올림픽·월드컵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와 국내 프로 경기의 인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패션업계가 스포츠와 다양한 결합을 시도하면서 블록코어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1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의류기업들은 블록코어 트렌드를 적극 활용하며 남녀불문 스포츠 팬덤을 공략하고 있다. 블록코어는 ‘사내(bloke)’와 ‘평범한 스타일(normcore)’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남성 트렌드로 시작했지만 오버핏과 스포티한 스타일로 여성들에게도 인기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뉴진스나 블랙핑크 제니 등 셀럽들이 무대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유니폼을) 즐겨 입기 시작하면서 대중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지난 8일부터 한국농구연맹(KBL)이 개최하는 올스타전 공식 유니폼을 단독 판매하고 있다. 한정판 상품을 발매하는 서비스 ‘무신사 드롭’을 통해 선착순 판매된다. 어센틱 유니폼, 자수 와펜 6종, 유니폼을 본뜬 짐색 등으로 구성된 상품이다. 스포츠 전문관 ‘무신사 플레이어’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유니폼 거래액은 2023년 대비 4배가량 증가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KBO 구단인 SSG 랜더스와 협업해 ‘SSG 랜더스 무신사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챔피온, 필루미네이트, 스파오 등도 유니폼을 활용한 패션 아이템을 내놓으며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패션 브랜드와 스포츠단의 파트너십으로 팬덤을 공략하기도 한다. 푸마는 포르투갈 축구연맹(FPF)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부터 남녀 성인, 청소년 축구 대표팀뿐만 아니라 풋살, 비치사커, e스포츠 팀까지 연맹 산하 모든 팀을 지원한다.
아디다스는 두산 베어스와 이날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베어스는 이로써 30년간 후원 계약을 맺어온 휠라코리아와 결별하게 됐다. KBO는 의류 브랜드들이 치열한 후원 경쟁을 벌이는 시장이다. 아디다스는 오는 3월 개막하는 시즌부터 두산베어스 선수단에 유니폼, 의류, 용품 등을 자사 브랜드 제품으로 제공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니폼은 단순한 운동복을 넘어 스타일리시하면서도 기능적인 제품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은 스포츠 경기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꾸준히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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