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4년간 한국 체육을 좌우할 수장을 뽑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역대 최다 6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진다. 차기 체육회장은 낡은 관행과 각종 비리 의혹으로 질타를 받아온 체육계를 정상화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한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대한체육회는 체육회장 선거가 14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강신욱 후보와 이호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을 비롯한 대의원 11명은 선거인단 구성의 절차적 문제, 제한된 투표 시간과 장소 등으로 선거권이 침해된다며 각각 체육회를 상대로 한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법원이 선거 하루를 앞둔 13일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체육회장 선거는 초유의 연기 사태를 피하게 됐다.
이번 선거는 국민체육진흥법,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는 의무위탁선거다. 지난달 24일과 25일 이틀간 후보자등록을 진행했다. 이기흥 현 회장과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이상 기호순) 등 6명이 입후보했다. 차기 체육회장의 임기는 2029년 2월까지다.
선거인단도 역대 가장 많은 2244명으로 구성됐다. 선거는 각 후보별 10분 이내의 소견 발표를 거쳐 150분간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표 종료 후에는 개표가 이어지며, 개표가 마무리되면 개표결과 공표와 당선인 결정이 이뤄진다. 투·개표는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가 참관인 입회 하에 운영한다.
6명의 후보는 하나같이 “한국 체육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하며 선거운동을 벌여왔다. 두 차례 임기를 소화한 이기흥 후보는 3선을 노린다. 나머지 5명의 후보들은 체육계 비리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이기흥 후보의 연임 도전을 비판하며 반대노선을 그려왔다. 하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각자도생에 이르렀다. 최근엔 강신욱 후보와 강태선 후보가 유승민 후보의 후원금 부당 사용, 국가대표 선발 부정 등 의혹을 제기하자, 유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차기 체육회장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2028 LA올림픽 등 여러 굵직한 국제대회를 치르게 된다. 생활체육 활성화, 학교체육 진흥 등 체육계 현안도 해결해야 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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