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끌어다 쓴 돈이 17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작년에 이어 세수 펑크가 유력해진 가운데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로 돈을 빌려다 쓴 것이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한은에서 총 173조원을 일시 차입했다. 누적 대출 규모로는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2023년 기록한 117조6000억원보다 47% 급증한 수치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마통 사용량이 늘었다는 것은 돈을 쓸 곳에 비해 걷은 세금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았다는 의미다.
정부는 지난해 10월에만 10차례 총 15조4000억원을 빌린 데 이어 지난 30일과 31일에도 각각 2조5000억원씩 총 5조원을 더 빌렸다. 연말을 앞두고 이례적인 일시 차입에 나선 것을 두고 그만큼 정부의 세수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12월 간 빌린 173조원 가운데 172조원을 상환한 상태다. 지난해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2092억원에 달해 재작년 지출한 연간 이자액 1506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세수입은 31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조5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연간 세수 부족분은 3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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