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세계 무대로 향하는 게임사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문호를 적극 개방한 중국,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인도와 동유럽 등을 K게임의 영역으로 삼겠다는 야심이다. 이곳에서 새 캐시카우를 확보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폴란드와 인도를 거점으로 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곳은 폴란드. 개발 인력의 역량은 우수한데 서유럽보다 인건비가 낮다. 유럽 진출의 교두보가 될만한 여건이다. 인도 역시 십수억 명의 인구와 함께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중국에 이은 미래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는 유럽 내에서 IT 및 게임 산업 기반이 잘 구축돼 있고 개발 인재가 풍부하다”며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위쳐’ 시리즈 등을 통해 개발 역량과 창의적인 스토리텔링 능력을 입증해온 국가”라고 평가했다. 또 “인도 시장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면서 “특히 캐주얼 게임 장르가 젊은 인구층에 큰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게임사 중 글로벌 진출의 선봉장에 선 건 엔씨소프트다. 엔씨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외부 투자를 적극 단행하며 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게 눈여겨볼 만하다. 엔씨는 지난해 12월 폴란드의 신생 게임 개발사 버추얼 알케미와 손을 잡았다. 엔씨는 버추얼 알케미가 개발 중인 유럽 중세 배경의 전략 역할수행게임(RPG) ‘밴드 오브 크루세이더’의 글로벌 판권을 얻었다. 스웨덴의 문 로버 게임즈에도 투자해 협동 1인칭 슈터 게임(FPS) ‘프로젝트 올더스’ 개발을 지원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를 중심으로 인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사에 따르면 BGMI는 출시 3년여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억8000만 명을 넘어섰다. 새해에도 트래픽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엔 데브시스터즈와 함께 국내 모바일 장수 게임 ‘쿠키런’도 인도에 정식 출시했다. 유럽 원정에도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지난해 4월 영국·노르웨이 신생 게임 개발사 레드로버인터랙티브에 투자했고 2023년 3월엔 폴란드 게임사 파 프롬 홈, 피플캔플라이의 지분을 일부 넘겨받아 지식재산권(IP)을 광범위하게 확보했다.
네오위즈는 폴란드 개발사인 자카자네에 118억원을 투자하고 이 개발사가 첫 작품으로 개발 중인 PC·콘솔 게임의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기로 했다. 네오위즈는 2023년에도 폴란드 신생 개발사와 블랭크에 250억 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차이나 드림에 다시 도전하는 게임사도 있다. 엔씨는 중국 텐센트게임즈와 손잡고 ‘리니지2M’과 ‘블레이드 앤 소울2’를 현지 출시한다.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넷마블의 ‘세븐 나이츠 키우기’,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리버스’, 넵튠의 ‘이터널 리턴’ 등도 중국 시장에 도전한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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