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목은 사실 탱고 춤이야
너와 내가 발끝을 들고 싸우는 춤이야
봄꽃 피는 몽돌해변 위에서
너는 흰 돌, 나는 검은 돌이 되었지
검은 물새는 흰 알을 낳고
흰 물새는 검은 알을 낳는 몽돌해변에서
필요한 것은 사랑의 말이라고 믿고 싶어
밤과 낮이 나누어진 것도
저 오목놀이에서 시작된 것인지도 몰라
돌을 놓을 때마다
작은 파도를 벼린 모서리를 생각했어
왜 모서리가 둥글까
오목은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야
너와 내가 주고받는 노래야
그러니까
잘게 갈라치는 돌싸움이라고 부르지 마
오늘 나는 흰 돌을
오늘 너는 검은 돌을
호주머니 가득 주워 왔지
나와 너는 더운 숨을 불어 넣듯
툭툭, 흰 돌 하나 놓고 검은 돌 하나 놓고
자유로운 다섯을 위해
뒤꿈치를 그리듯 툭툭, 한개의 세계를 빚었지
악담과 비난마저 돌 속에 가두면서
-이소연 시집 ‘콜리플라워’ 중에서
너와 나, 우리는 서로에게 말을 걸며 어우러져 산다. 탱고 춤처럼 말이다. 싸우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너와 내가 주고받는 노래’이고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다. 그렇게 우리는 ‘자유로운 다섯’을 위해 ‘한개의 세계’를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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