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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수술 후 하루 10분씩 악력 운동… 근력·기능 회복 빨라

[전문의 Q&A 궁금하다! 이 질병] 회전근개 질환
정석원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정석원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왼쪽)가 어깨 회전근개 봉합 수술 후 보조기를 낀 상태에서 악력 운동을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어깨 근육 안쓰면 위축·회복 더뎌
비시행군 비해 전거근도 44% 개선
수술 부위 부담없이 근육 활성화

어깨와 팔을 이어주는 4개의 근육 및 힘줄(회전근개)이 손상되거나 파열되는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스포츠 인구 증가, 장시간 스마트폰·PC 사용에 따른 잘못된 자세 등의 영향이 크다. 어깨 통증 환자의 44~65%가 회전근개 질환에 해당한다.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되면 봉합 수술이 필요하고, 수술 후 원래 기능을 빠르게 되찾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최근 어깨 수술 후 빠른 기능 회복을 위해 새로운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악력 운동과 생물학적 치료법, 중저주파 자극 치료 등이다.

건국대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정석원(정형외과) 교수팀은 회전근개 봉합 수술 초기부터 악력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하면 도움받을 수 있다는 점을 최근 대한정형외과스포츠학회에 제안했다. 이전에는 수술 후 3개월까지는 봉합 부위 재파열을 막기 위해 24시간 보조기를 낀 채 어깨를 고정하고 3개월 시점부터 근력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정설이었다.

정 교수는 17일 “수술 후 마트에서 구입한 악력기나 작은 고무공을 이용해 하루 10분씩 두 차례 쥐는 악력 운동만으로도 빠른 어깨 기능 회복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에게 어깨 회전근개 질환의 현황과 최신 치료법들에 대해 들어봤다.

-요즘 어깨 질환자가 많은데, 연령별 특징이 있나.

“10·20대는 어깨 불안정증이 많다. 어깨가 자꾸 탈구되거나 불안한 질환이다. 20·30대는 어깨 관절와순(관절을 둘러싼 연골인대 조직) 파열이나 이두건염이 자주 발생한다. 벤치 프레스처럼 팔을 어깨 위로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는 스포츠 활동에 의해 손상받기 쉽다. 30·40대는 어깨 충돌증후군이나 석회성 건염으로 많이 찾아온다. 충돌증후군은 어깨 위쪽 견봉이라는 뼈와 힘줄(회전근개)이 지속적으로 부딪히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석회성 건염은 힘줄에 석회성 물질이 쌓이는 질환이다. 충돌증후군이 반복되면 힘줄이 마모·손상돼 파열될 수 있다. 50대 이후에는 회전근개 질환이 많다. 50대에 자주 발생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십견(유착성관절낭염)은 최근 30·40대에도 많아지고 있다.”

-회전근개 질환은 어떻게 생기나.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돌리고 팔을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어깨 근육과 힘줄은 나이 들며 약해지고 변성된다. 여기에 야구 테니스 수영 등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나 직업 활동(페인터, 건설업, 과수원 일)으로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발생한다. ‘라운드 숄드(웅크린 채 스마트폰 등을 장시간 봐서 어깨가 앞으로 말림)’ 등 잘못된 자세가 고착된 경우에도 손상 위험이 증가한다.”

정 교수는 “팔을 들어 올리거나 물건을 들 때 어깨 뒤쪽 삼각근에 통증이 심하거나 팔 힘이 약해지는 느낌이 들면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할 수 있다.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지속하거나(특히 야간통이 심한 상황) 점점 악화하는 경우, 어깨 운동 범위가 줄어들 땐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이번 ‘악력 운동’ 연구는.

“회전근개가 완전 파열되면 봉합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후엔 어깨 보조기를 착용하는데, 보통 한 달 이상이다. 또 수술 후 3개월까지는 근육 운동이 금지된다. 봉합 부위 재파열을 우려해서다. 상당 기간 어깨 근육을 안 쓰면 근육 위축이 올 수밖에 없고 추후 어깨 기능 회복도 더디게 된다. 악력 운동은 수술 부위에 직접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어깨 근육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임을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수술 후 3개월 기간에 통상적인 재활(어깨를 으쓱하는 동작)에 악력기를 활용한 손 운동을 추가 시행군(43명)과 통상적 재활만 시행한 그룹(41명)을 비교한 결과, 수술 6개월째 악력 운동 시행군에서 외회전 근력이 대조군보다 40%, 내회전 근력은 60%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어깨뼈 움직임 조절 근육(전거근) 기능도 44% 개선됐다. 수술 후부터 본격적인 어깨 근력 운동을 시작하기 전, 즉 수술 3개월 정도까지 지속적으로 악력 운동을 시행하면 보다 빠른 어깨 근력과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깨 부상이나 수술, 혹은 통증으로 직접적인 어깨 근력 운동을 할 수 없는 환자 모두 악력 운동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생물학적 치료법, 중저주파 자극 치료는 뭔가.

“회전근개 파열은 수술 후 재파열 위험이 높고 한번 변성된 근육·힘줄은 회복이 잘 안 된다. 이에 힘줄의 유합(붙음)을 촉진하기 위해 연어 추출물(PDRN)이나 아텔로 콜라겐 주사, PRP(자가 혈소판) 주사 등의 생물학적 방법을 보조적으로 시행한다. 세포 성장·분화를 조절하는 단백질(TGF 베타-1 성장인자)도 변성된 힘줄·근육 개선 가능성이 확인돼 새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중저주파 자극 치료는 위축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어깨 수술 후 상당 기간 보조기를 착용하고 근력 운동을 할 수 없어, 어깨 근력 및 기능 회복에 보통 1년 이상 걸리는 실정이다. 빨리 회복하고픈 욕심에 무리하게 일찍 근육 운동을 하면 봉합 부위에 무리가 가고 재파열되거나 통증이 오래 지속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어깨 힘줄에 직접 무리 가지 않으면서 빠르게 근력과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악력 운동이 추천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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