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불러낸 심판론… 호남 높고 영남 낮은 ‘서고동저’ 뚜렷

보수 대구 투표율 가장 많이 하락

서울선 ‘혼전’ 동작구 72.2% 최고
사전투표 60대가 가장 많이 참여

4·10 총선이 치러진 10일 전국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양지서당 유정욱 훈장 가족이 충남 논산에서 투표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 만 100세인 김성순 할머니가 울산 투표소에서 투표한 용지를 함에 넣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한 투표소에서 엄마를 따라온 어린이가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는 모습(왼쪽 사진부터). 권현구 기자, 연합뉴스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67.0%로 집계됐다.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가장 높다. 진보세가 강한 수도권과 호남을 중심으로 투표율 상승이 이뤄졌다. ‘정부 심판론’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보수 우세 지역인 영남권에선 투표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020년 21대 총선과 비교해 투표율이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대구(67.0→64.0%)였다. 정부 심판론이 다른 이슈를 압도하면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정치 효능감이 떨어졌고, 그 결과 투표율도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대 총선 투표율은 역대 최고였던 21대의 66.2%보다 0.8%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날 오전 투표율은 21대 총선 때보다 소폭 낮았지만 지난 5~6일 치러진 사전투표가 합산된 뒤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호남 투표율이 영남보다 높은 ‘서고동저’ 현상이 뚜렷했다. 대구·경북(TK)은 각각 64.0%, 65.1%로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대구는 지난 총선과 비교하면 3% 포인트 떨어졌다. 경북도 지난 총선(66.4%)보다 1.3% 포인트 낮았다.

울산은 지난 총선에서 투표율 68.6%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66.9%로 평균과 비슷했다. 부산은 67.5%로 평균보다 높았지만 21대 총선에 비해선 0.2%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투표율이 올랐다. 전남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69%를 기록했다. 광주 68.2%, 전북 67.4%로 호남 지역 모두 평균 투표율을 웃돌았다. 특히 광주는 지난 총선보다 2.3% 포인트나 올랐다.

서울도 1.2% 포인트 오른 69.3%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곳은 ‘한강 벨트’ 중 혼전 양상을 보였던 동작구(72.2%)였다. 동작을에선 류삼영 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으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서울에서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관악구(65.0%)였다.

충남(65.0%)과 충북(충북 65.2%)은 평균을 하회했지만 지난 총선보다 각각 2.6% 포인트, 1.2% 포인트씩 올랐다. 전국 투표율 1위는 세종(70.2%)이 차지했다. 제주는 가장 낮은 62.2%로 나타났다.

앞선 사전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중 1384만9043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60대가 314만1737명(22.69%)으로 가장 많았다. 50대는 311만7556명(22.51%)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최하위는 30대로 155만9701명(11.26%)에 그쳤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동층이 정권 심판론에 기울어 투표장으로 향하면서 투표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윤석열정부를 심판하고 싶은 국민적 열망이 높은 투표율로 표출된 것”이라며 “조국혁신당의 등장이 정권 심판론을 부채질했다”고 분석했다.

영남권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조 교수는 “정권 심판 바람이 불면서 보수 텃밭 유권자들이 무력감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도 “영남권이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는데, 실망이 매우 커져서 막판 보수 결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박민지 박준상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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