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수차례 임신을 실패한 미국의 한 부부가 최근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첫 아이를 임신하는 데 성공했다. 아이는 올해 12월 태어난다.
AI가 무정자증 환자의 정액에서 극소량의 정자를 찾아내는 데 성공해 18년간 임신을 시도하던 부부가 첫 아이를 임신하게 됐다고 미국 CNN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부가 임신에 거듭 실패한 원인은 남편의 무정자증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한 번의 사정에서 수억 마리의 정자가 나오는 것과 달리 무정자증 환자의 정액에는 정자가 거의 없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부부는 미국 컬럼비아대 불임치료센터에서 개발한 ‘STAR’(Sperm Tracking and Recovery)를 통해 기적에 가까운 결과를 얻었다. AI가 남편의 정액 속 극소수로 존재하던 정자를 찾아냈고 이 정자를 통해 체외수정이 성공한 것이다.
아내는 CNN 측에 “스스로 임신했다는 걸 믿기까지 이틀이 걸렸다”며 “아직도 아침에 일어나면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생각한다. 초음파 검사를 보기 전까지는 임신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컬럼비아대 불임치료센터는 5년간 연구 끝에 STAR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STAR 기법은 고속 카메라와 이미지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정자 샘플을 현미경 아래 있는 특수 설계된 칩에 놓으면 STAR 시스템이 고속 카메라와 고성능 이미징 기술을 통해 1시간에 800만장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해 정자 세포를 식별한다.
제브 윌리엄스 컬럼비아대 불임치료센터 소장은 “마치 건초더미 속 바늘을 찾는 작업과 같다”며 “한 시간 만에 수천 장의 이미지를 분석해 정자를 포착할 수 있다”고 CNN에 설명했다. 실제로 한 사례에서는 전문가들이 이틀간 분석해도 찾지 못하던 정자를 STAR 시스템은 단 1시간 만에 44개나 찾아냈다.
이 방법은 현재 컬럼비아대 불임치료센터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CNN은 “윌리엄스 소장은 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다른 불임 치료 센터와 공유하고자 한다”며 “STAR 방법을 사용해 환자의 정자를 찾고, 분리하고, 동결하는 데 총 3000달러(약 408만원)가 조금 넘는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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